임오은 교도
임오은 교도

[원불교신문=임오은 교도] 교당 단톡방에 교무님이 “주말 정기훈련 마치고 변산성지 다녀올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메시지를 올렸다. 경계다. 1박 2일도 부담스러운데 변산성지까지 가면 시간이 늦어져 다음날 출근에 부담이 있을 것이다. ‘교무님이 교도들 형편을 생각 안 하시는 것 같다’는 답답한 마음이 올라온다.

‘비 오는 날씨에 3시간 이상 운전해야 하는데….’ 가기 싫은 마음이 난다. 잠시 멈춘다. 교무님 글을 교도 여러 명이 읽었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 ‘나만 요란한가? 내가 문젠가? 다른 사람들은 다 조용한데 나만 왜 요란하고 답답해질까?’ 나를 평가하고 비난하는 마음이 난다.

경계구나! 다른 사람들은 가만히 있는데 나만 의견이 생기니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하는 마음이 나는구나! 조용히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내가 유난스럽다는 마음이 나는구나! 심지는 원래 요란함이 없건마는 ‘교무님의 단톡’ 글 경계를 따라 있어지나니 그 요란함을 없게 하는 것으로써 자성의 정을 세우자.’

교무님은 교도들의 의견을 물은 것인데 반대의견이 순식간에 내 마음을 잠식했다. 내가 바쁘고 여유가 없으니 질문만으로도 요란해지고, 혼자 의견을 내면 유난스럽게 보일까 봐 신경 쓰이기도 했던 것이다. 의견이 다르면 틀린 것이라는 마음이 먼저 나오고, ‘갈등은 나쁜 것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다’ 하면서 좋게 좋게 하려고만 했다는 걸 알았다.

멈추고 내 마음과 만나보니 경계 따라 마음 작용하는 것을 알게 된다. 원래는 없건마는 좋은 관계에 끌리는 내가 보인다. 알게 되니 수용이 되고 마음이 놓인다. 마음을 챙기니 답장을 보낼 용기가 생긴다. 

“교무님, 다음 날 출근이고 장거리 운전이라 부담스러워요”라고 메시지를 보내니 교무님에게 “예, 알겠습니다 ^^”라고 답장이 온다. 별일 아니다. 그런데 또 마음이 불편하다. ‘교무님이 서운하실까?’ 싶다. 멈추고 마음을 챙겨 메시지를 보내기 잘한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교무님이 바로 “네~”라고 답하시니 이번에는 미안한 마음이 나온다. 경계다.

교무님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된다. 나쁜 교도로 보이지 않고 교무님에게 잘 보이고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는 “네~ 먼 데까지 간 김에 가면 좋은데 이번 주에 계속 비도 오고 부담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라고 다시 메시지를 보낸다.

이건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원래 좋고 나쁨이, 좋고 싫음이 없건마는 교무님과 다른 교도들이 나를 좋은 사람으로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관계를 그르칠까 많이 염려하고 애쓰는 나를 알게 된다.

/서마산교당

[2024년 2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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