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원 교무
정봉원 교무

[원불교신문=정봉원 교무] 원기109년이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났다. 현 교정에서는 원불교 제4대 제1회를 맞이해 ‘회복과 전환의 시점, 교단을 이롭게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한 고심의 결과를 냈다. 법연맺기, 법위향상, 가족교화로 그 실천 방향이 정해졌다. 원불교의 양적·질적 교화에 대한 방향 설정에 박수를 보내는 바다. 

현재 현장의 교당은 거의 60~70대교도가 많아지고 있으며, 청소년법회도 점점 줄어드는 양상이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서도 교단의 걱정을 안고 사는 게 우리네 중생이다. 현실을 알면서도 입으로만 걱정하는, 히말라야의 야맹조가 우리네와 흡사하다 할까. 논자는 교화훈련부의 3대 실천사업 중 법연맺기를 위한 초석으로 디지털 교화환경 기반인 ‘내 교당 알림(홍보)’에 주안점을 두고 확대해 나가기를 제안해본다.

홍보는 원래 각 조직이나 단체가 일반인들에게 자신들의 사업이나 행동에 대해 신뢰를 주거나, 이해를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 교단의 활동들, 즉 교화·교육·자선 사업을 통해 제생의세 하고자 하는 뜻을 알리는 데에 가장 큰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교법이 좋다는 자부심 하나로 홍보를 격하시키거나 필요성 혹은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게 아니었을까. 젊은 신입교도 대부분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교당에 찾아온다는 걸 안다면 더이상 디지털홍보에 인색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양적 확장을 위해 법연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시대에 맞는 환경조성을 구비할 필요가 있다. 
 

인연 없는 중생에게 
불연을 걸어주는 것, 
성불의 마중물은 
법연맺음이다.

디지털세상에 살고 있으면서 아직까지도 교당 전화번호가 포털사이트에 등록돼 있지 않거나 온라인에 지도를 검색하면 기재 위치가 실제와 다르거나 연동이 되지 않은 곳이 종종 발견된다. 동네에서 마주친 교당 건물, 지나가다 궁금해서 알아보려고 할 때도 인터넷 세상을 뒤져본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 ‘이 건물 안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기도를 하는지, 어떤 이들이 오는지, 또래 어린이들은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다 보니 호기심만 가졌다가 바로 그냥 돌아서게 된다. 

이에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에서는 올해 미래세대교화 정책의 일환으로 디지털 교화환경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 국내 메인 포탈을 통해 교당을 등록하고 홍보와 관리가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앞서 2년 전 경기인천교구에서는 교구 내 모든 교당 건물의 최근 사진을 등록해 홍보 및 디지털 환경 기반으로 교화에 연결시키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건물사진 외에도 법회, 행사, 모임 등에서 느껴지는 경건함 뿐 아니라 따뜻함이 있는 이미지 사진 등을 노출해 친숙함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법회 시간과 간략한 교당 소개 등으로 찾아오는 이들의 선행학습을 도와주는 효과도 나타낼 수 있게 했다. 

기존 교도들 또한 타 지역에 정착할 때 특별히 아는 교무님을 통하지 않더라도 일반·청년·어린이법회가 있는지, 주차 공간이 있는지 전화로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생긴 것이다. 다시말해 정보 부족으로 인한 머뭇거림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됐다. 이렇게 가장 간이한 방법으로 디지털교화 환경을 지원해 나가며, 이런 환경이 편만해질 때가 된다면 비로소 교당 문턱이 낮아지고 승속이 하나되어 수많은 인연들이 쉽게 발디딜 수 있게 되어지리라 생각한다. 

인연없는 중생에게 불연을 걸어주는 것, 성불의 마중물은 법연맺음이다. 인연을 걸어야 성불도, 제중도 시작되기에 인연맺기에 힘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성불과 제중은 피은의 존재로 태어나 자라온 이로서 마땅히 이뤄내야 할 중생의 의무이니 우리 모두 부지런히 봄시동을 걸 수 밖에. 

/한실교당

[2024년 2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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