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햄버거와 아마존. 생뚱맞은 듯한 이 두 단어는 ‘환경’이라는 안경을 쓰고 보면 ‘나비효과’로 읽힌다.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패스트푸드 1순위 햄버거는 열대우림과 맞바꾼 음식이다. 햄버거 판매량이 급증하며 햄버거 패티로 사용될 소를 사육하기 위해 중앙아메리카의 대규모 열대림은 물론, 세계 최고의 생태계 보고라고 일컬어지는 아마존의 3분의 1이 베어져 나갔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는 소를 키우는 목장이 조성됐는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적법한’ 절차는 당연히 생략됐다. 

이런 사실이 방송을 타고 전 세계에 알려지자 육식을 전혀하지 않는 채식주의 식단이나 지구 내에서 ‘의식있는 미식가’가 늘고 있다. 이에 요즘 전 세계 식품업계의 최대 화두는 ‘대체육’이다. 고갈될 자원을 대체할 콩고기를 비롯한 대체육이나 소나 돼지, 닭 등을 도축하지 않고 그들의 줄기세포만을 추출해 만드는 배양육은 동물성 지방이 아니지만 필수 영양소를 대신할 수 있는 먹거리로 각광받는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인 CJ제일제당, 농심, 풀무원 등이 압도적 기술력으로 대체육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더해 ‘환경에 건강한 먹거리가 몸에도 좋다’는 연구결과가 전해지면서 건강과 환경보호, 그리고 편리함까지 다(多)잡은 ‘저탄소 식단’이 인기다. 재료를 수확, 저장, 유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이자며 가까운 곳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음식을 해먹는 로컬푸드도 늘어나는 추세다. 로컬푸드 이용자들은 꼭 ‘푸드 마일리지’를 체크한다. 이는 생산된 장소부터 우리의 식탁까지 오는 데에 걸린 거리(㎞)와 무게(톤)를 곱한 수치를 말한다. 

한국 국민 1인당 푸드 마일리지는 7,085t/㎞/인이다. 조사 대상국 중 1위이며 프랑스의 약 10배 수준이다. 이는 서울 등 농수산물 생산에 비교적 먼 거리 거주하는 국민 비율이 높다는 것이며, 코스트코 등 해외 과일이나 해외 식품 및 고기를 취급하는 유통업체에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세계 각국에서는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고 로컬푸드를 이용하는 100마일 다이어트(미국), 슬로푸드(이탈리아), 지산지소운동(일본), 그린 케어팜(네덜란드)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또 다른 주범 중 하나는 바로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다. 

전체 탄소 배출량의 10% 가량이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한다. 1년 동안 발생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40톤 트럭에 담아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무려 7바퀴 돌릴 수 있다. 이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지구 담수의 20% 이상이 사용된다. 미래세대가 먹고 마실 산소와 물이 우리가 현재 뜯지도 않고 버리는 1조 5천 400억원에 달하는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2023년 1월부터 신선식품의 과잉 구매를 부추기는 ‘유통기한’을 폐지하고 ‘소비기한’을 도입했다. 먹을 수 있는 상품임에도 폐기되는 음식물을 줄이자는 취지다. 또한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는 자원순환의 일원으로 주문 시 ‘먹지 않는 반찬 안 받기’를 체크할 수 있게 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앞장섰다.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는 서울 환경연합과 함께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식물을 기르는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원불교 여성회에서도 주기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운동으로 ‘냉장고 속 비우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운동, 식(食)사이클링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인증샷과 해시태그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가치있는 소비(미닝아웃)를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징을 반영한다.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몬이 지구의날을 기념해 MZ세대 2,1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가 있다. MZ세대 10명 중 8명은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10명 중 7명은 일상 속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다고 답했다.

먹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이자 지구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소비다. 우리 몸의 건강을 넘어 지구의 건강까지 다(多)잡는 ‘씀’을 펼칠 때다.
 

건강과 환경보호 두 가지 모두 잡는 채식레시피

1. 과다한 밀이 들어있는 빵 대신, 계란을 삶아 반을 가른다. 

2. 나무를 베어내 먹고 사는 소고기 대신, 콩고기 동그랑땡을 부쳐 넣는다.

3. 로컬 상추나 오이, 방울토마토를 넣고 나머지 계란을 겹친다.
* 기호에 따라 소스를 곁들여도 굿!

[2024년 2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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