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규 교무
정명규 교무

[원불교신문=정명규 교무] 센 자석을 가지고 있으면 수많은 철가루가 자석에 달라 붙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것처럼 수많은 복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가장 큰 복이 뭘까 생각해봅니다. 정산종사께서는 “복 중에는 인연 복이 제일이요 인연 중에는 불연이 제일이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정에서는 부부·부모·자녀 인연을 잘 만나야 행복하고, 직장에서는 직장동료를 잘 만나야 편안하고, 병원에 가면 병원에서의 인연, 식당에 가면 식당에서의 인연, 이웃 인연 등 인생에 수 많은 사람들과 인연이 닿을 때 그 인연들을 잘 만나야 행복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연이 언제까지 갈까요? 진리의 한 면 무상의 세계에서 보면 그 목적을 다하면 끝이 납니다. 그런 걸 우리는 흔히 인연이 다했다고 합니다. 직장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중 한 사람이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 같은 건물에서 스쳐지나가는데 서로 모른척했다고 합니다. 직장에서의 인연이 다하니 그렇게 끝이 나는가 봅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여도 인연이 다하면 사랑까지 끝이 납니다. 이웃에 살다가도 이사 가면 그만입니다. 목숨도 다하면 죽게 됩니다. 저는 어렸을 적 헤어지는 게 너무 힘들고 싫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하니 헤어지면 다시 못 만난다는 생각에 그동안의 함께했던 시간, 노력했던 시간이 아깝고 허무했습니다. 

‘이렇게 헤어질 걸, 왜 그렇게 그동안 애써왔던가!’ 그러나 헤어지고 싶지 않아도 인연이 다하니 헤어지고 또 헤어지고 또 헤어지는 일들이 무수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인연이 다하면 끝나는가보다’, ‘사람들이 흔히 인생무상이다라고 하는가 보다’ 했습니다. 

그러나 진리의 또 다른 면 유상의 세계에서 보면 인연의 고리는 끝이 없습니다. 영원한 진리가 있습니다. 끝이 없는 인연 속에 어떠한 인연으로 다시 만나고 다시 만나고 또 다시 만나게 됩니다. 영생토록 다시 만나고 다시 만나고 다시 만날 때 어떤 인연으로 다시 만나야 서로 상생이 되고 진급이 되며 영원한 복으로 화할 수 있을까요?
 

불연을 맺는 실천방법 ‘입교연원’은 
모두를 함께 행복한 세상으로 인도하는 길.

한없는 지혜와 복을 갖춘 부처와 인연이 될 때 나도 영생의 진리를 깨닫고 영생의 복락을 수용하는 부처가 되는 길을 가는 게 됩니다. 나도 부처, 너도 부처, 모두가 부처가 되는 불연이어야 영원한 행복을 얻습니다. 불연은 영생을 이어가는 인연이니 이보다 더 큰 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불연을 많이 만들어가는 실천 방법이 바로 ‘입교연원’입니다. 

원불교에 입교하여 교도가 되면 교도로서 사종의무를 부여받습니다. 바로 ‘조석심고·법회출석·보은헌공· 입교연원’입니다. 대산종사께서는 “이 법을 자기만 좋다고 다닌다면 도둑놈이며 무자비”라고 하셨습니다. 학교 다닐 때 얄미운 사람이 있었습니다. 혼자만 알고 안 가르쳐주는 사람, 좋고 맛있는 것 혼자 먹는 사람, 혼자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입교연원’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부처 만들어가는 길, 모두를 함께 행복한 세상으로 인도하는 길입니다. 

그래서, 가까운 인연부터 스치고 만나는 모든 인연들을 입교연원 합시다. 가까운 인연이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숙겁의 인연으로서 부부로 부모 형제로 이웃으로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잘 살아야 함께 있는 나도 결국 행복합니다. 행복한 나의 가까운 인연을 영생토록 함께하려면 불연을 맺어야 합니다. 그러니 가까운 인연, 가족부터 입교연원을 달아야 합니다. 

나아가 스치는 인연까지 누구나 입교연원 합시다. 스치는 인연까지 나와 선연으로 맺어진다면 내 주위는 온통 복을 주는 인연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미워하는 인연일수록 더 입교연원을 달아 그 앞길을 열어줍시다. 상극의 인연이 상생의 인연이 됩니다. 

교단 선진인 일타원 박사시화 선진은 58세에 원불교에 입교해 제1대 36년 내에 575명이라는 가장 많은 수를 소태산 대종사께 귀의시켜 ‘입교 왕’이 되셨습니다. 몸이 쇠약하고 귀마저 어두워서 작은 말소리는 듣지 못하는 말년에도 한번 순교를 나가면 10여 명씩 연원을 달았고, 특히 서울·광주·남원 등 지역에 불연을 많이 맺으셨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못하는 게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나 입교연원을 달고 싶은 사람을 위해 진리불공으로 법신불 전에 기도도 많이 하고 실지불공을 통해 그 사람이 원하는 걸 도와주고, 법문도 나누고, 은혜도 나누고, 깨침도 나누면서 공을 들입시다. 

교단 제4대를 열어가는 시작의 해입니다. 우리 모두 다시 교단 제1대의 정신으로 돌아가 ‘입교연원’으로 복중에 가장 큰 복 불연을 지어갑시다.

/전주혁신교당

[2024년 3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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