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소장
이준원 소장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똑딱이는 오늘도 마을 뒷산에 올라간다. 그루터기가 큰 참나무 아래 마당바위에 앉아 하늘을 바라본다. “저 구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까?” 나비가 다가와 속삭인다. “구름은 바람을 타고 자유롭게 오고 가지.” 똑딱이가 더 물어보려고 하자 나비는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날아간다. 의문이 풀리지 않자 똑딱이는 다시금 생각에 잠긴다. 다람쥐가 똑딱이 옆으로 내려와 다가앉는다. 

“우리 똑딱이는 오늘도 깊은 생각에 잠겨있구나. 바람이 어디에서 불어와서 어디로 가는지 나도 몰라. 하지만 항상 의문을 품고 사는 게 좋지. 나도 어느 도토리가 맛있는지 물음표를 치고 살아가. 우리는 자연 속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주변의 모든 것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야.”

똑딱이는 다람쥐의 말에 공감하며, 자연 속 모든 생명은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침묵을 지키며 똑딱이가 나비와 다람쥐와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있던 참나무가 말한다 “자연은 지붕이 없는 큰 배움터야. 서로 함께 어울려 산다는 사실도 행동으로 옮겨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어. 자연은 수많은 생명의 둥지이자, 지붕 없는 큰 배움터란다.”

“참나무야! 자기는 어떻게 그렇게 깊게 아니?” “똑딱아! 나도 자연의 한 부분이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면서 하나둘씩 알게 되었단다. 해가 뜨고 지는 모습, 계곡물 흐르는 소리, 바람의 속삭임, 사계절의 변화 속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고 있지. 우리 똑딱이도 의문을 품고 지내면 씨앗이 싹을 틔우듯 알게 될 거야. 내 이름이 참나무인 것은 느긋하게 잘 참기 때문이야.”

어느새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다. 끝이 없는 똑딱이의 의문! “밤하늘의 별은 어디에서 초롱초롱 비추고 있을까?” “어두운 밤이 되면 별들은 어디에서든 우리를 비추고 있어. 별들은 우리의 안내자이자 위로자이지. 우리 똑딱이가 어른이 되면 사람들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북극성 같은 사람이 되면 참 좋겠다.”

소태산의 ‘관천기의상(觀天起疑相)’을 동화로 습작해 보았다. <정전> ‘교당 내왕시 주의사항’의 핵심은 문답과 해오(解悟)다. 질문은 생각을 자극하고, 공부의 방향을 잡는다. 공부는 스스로 묻고 답하며 더불어 묻고 답하는 지속적 과정이다.

/솔로몬연구소

[2024년 3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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