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스트레스가 지나치면 집에 와서 파김치가 된다. 파김치가 되면 아무것도 하기 싫다. 몸도 마음도 나를 그냥 내버려 두라고 한다. 이런 나에게 운동을 하라고 할 수는 없다.

저녁에 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스트레스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다. 좋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방법이 몸에 익은 사람이다. 그게 안 되는 파김치에게 억지로 운동을 하라고 강요하지 말자.

그 대신 스트레스 다루는 법을 배우자. 모르면 작은 스트레스에도 무너진다. 알면 어떤 스트레스도 가벼운 바람처럼 받아넘길 수 있다. 특히 감각과 감성이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은 이 능력을 키워야 한다.

사회가 내게 보내는, 즉 송신하는 스트레스를 10이라 하자.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것을 100의 강도로 받고, 어떤 이는 1의 강도로 받는다.

어떤 이는 아예 수신을 안 해버리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자신의 감각을 둔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 방법이 못 된다. 실은 다 느끼는데 모른 척 외면하는 거라서 언젠가는 큰 두려움으로 이자가 붙어 되돌아온다.

수신을 다 하되 스트레스를 내 마음의 큰 호수에 풍덩 빠뜨려버리면 된다. 그러려면 호수가 크고 물이 가득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보지 말고 ‘내 호수’를 보자. 사람들과의 관계에 너무 지친다면 호수에 물이 부족한 것이다. 

사랑만큼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게 없다. 사랑만큼 마음을 크게 만드는 게 없다. 사랑만큼 우리를 울게 만드는 것도 없다. 진정 사랑을 느끼고 울 줄 아는 사람은 호수에 물이 가득하다. 물이 안 나오는 사람은 사랑에 관한 영화를 보자. 노래를 듣자. 글을 읽자.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파김치가 된 자신을 결코 방치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상처받았다 해도 강한 사랑의 힘으로 자신을 지켜낸다. 누구 ‘때문에’ 내가 흔들리지 않는다.

사랑은 나를 저절로 운동하고 싶게 만든다.

/김종열한의원장,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4년 3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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