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교무
장진수 교무

[원불교신문=장진수 교무] <불법연구회규약>(이하 <규약>) ‘본회의 취지 설명’을 보면 “혼몽 중에 있든 우리. 취중에 있든 우리. 사농공상의 차서있는 교육을 받지 못한 우리. 상당한 사람을 쓰지 아니하고 권세와 재산 형식을 쓰든 시대에 있든 우리. 외방 문명과 물질을 보지 못한 우리. 발원 없고 연구 없는 우리. 직업 없이 놀고먹든 우리. 매일 수입 지출을 알지 못하고 예산 없이 지내든 우리. 유무식 남녀노소 선악귀천을 물론하고 융통하여 믿어 나오는 종교가 없든 우리. 문벌 있고 가세 있고 문필이 유여(有餘)한 사람이라야 종교인이라 하던 우리. 천인이면 천 마음이 각각이요 만인이면 만 마음이 각각된 우리. 박애심이 없고 합자심이 없고 감화심이 없든 우리. 일만 물건의 근본과 끝을 알지 못하고 시비와 이해를 알지 못하고 한탄 원망에 그쳤든 우리. 식심(識心) 있고 각심(覺心) 있는 우리로서 감각 없는 저 무정지물(無情之物)에게 소원앙축하든 우리. 나의 일신 하나도 제도 못한 우리로 여러 사람의 호주가 되어 여러 사람의 전정(前程)을 망해 준 우리. 자리이타가 화하지 못하여 내가 이(利)를 취하면 저 사람이 해(害)가 되고 저 사람이 이를 취하면 내가 해를 입는 고로 서로 상충하여 서로 의리가 끊어지고 자행자지로 백발이 다 된 우리”라고 한다. ‘우리’를 총 18번 언급하며 ‘우리 어리석은 중생’의 모습을 성찰한 것이다.

위 내용에 이어 “우연하신 천지의 은혜신가. 생육하신 부모의 은혜신가. 상조하는 동포의 은혜신가. 만민을 교화하는 법률의 은혜신가. 이제 이미 차서 있는 교육이 생겨나서 상당한 교육자로 모든 법을 유지케 하며 종교 도학으로도 유무식 귀천 차별이 없이 융통하는 모든 교회가 방방곡곡에 나열하여 모든 사람을 화하게 하며 견문이 서로 생겨나서 감화심도 생겨나며 박애하여 합자심도 생겨나며 발원 없는 자가 발원도 차차 생겨나며 의식 용도에 수입·지출도 차차 알아지며 배우는 성심과 가르치는 마음이 화하여 변화 기질이 차차 되어지나 아직도 유감 되는 바는 신선한 생각, 새로운 태도가 모든 세상에 골라지들 아니하며 또는 수양력이 충분치 못함인지 분수 지키는 데에 안정한 태도가 적으며 또는 연구력이 완실치 못함인지 사실을 놓고 허위에 걸리는 바가 많으며 또는 응용하는데 주의심이 적어서 그러하는지 실행하는 바가 드무니 … (중략) … 정신이나 수양하여 부처님의 이르신 생명의 생사 없다는 이치와 복족혜족이라 하는 이치와 고되고 낙되는 이치를 넉넉히 연구하여 우리의 기거동작 응용할 때 취사하기를 단련하여 실행을 얻은 후에 … (중략) … 모든 우리 동지자에게 광고하여 괴로운 고는 다 버리고 즐거운 낙으로만 피차가 없이 영원토록 안락하기로 본회가 성립”됐다고 밝혔다.

요약하면 “다행히 사은(四恩)의 은혜로 공부 기회를 만난 우리는 수양의 안정, 연구의 진리, 취사의 실행을 통해 함께 이고득락하자”는 취지의 설명이다.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장

[2024년 3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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