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스트레스를 해결하지 않고는 병이 나을 수 없음이 확실하다면, 여기서 질병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내 힘으로 안 되면 남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오래 묵은 스트레스는 해결해야 한다. 전문 심리상담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스스로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마음에는 마음이 변화하는 원리가 있다. 마음은 잡으면 있어지고 놓으면 없어진다.

내가 어떤 감정에서 못 빠져나오는 것은 ‘이것은 이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 ‘굳어진 생각’은 그 상황이 일어날 때마다 내게 똑같은 감정을 일으킨다. 설사 그 생각이 옳다고 생각되더라도 한번 놓아보자. 

넓고 넓은 우주의 어느 관점에서는 나와 다른 생각이 옳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어차피 지금 풀 수 없는 문제라면, 바꿀 수 없는 환경이라면 ‘내 생각’을 놓아보자. 이것이 아무리 깊은 병이라도 치료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모든 종교는 ‘모든 생명을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모든 생명을 사랑하려면 모든 생명의 다양한 관점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건 절대 안돼’ 하는 마음이 있으면 불가능하다.

처음엔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상황에서 내 관점을 놓는 데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든다. 얼른, 금방 되지를 않는다. 하지만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자꾸 해나가다 보면 놓는 시간이 점점 빨라진다. 나중엔 그런 상황이 바람처럼 지나가 버리는 경지가 온다.
이렇게 해서 마음에 힘이 생기면 태풍도 미풍처럼 받아넘긴다. 예민한 사람, 섬세한 사람일수록 이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이 없으면 미풍을 만나도 태풍처럼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오래 낫지 않는 만성병, 깊은 병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마음을 돌아봐야 한다. 스트레스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생겨나는 스트레스를 아주 빠르게 미풍으로 흘려보내는 힘을 얻어야 한다. 그러면 어떤 병도 치료할 수 있다고 이제마는 말했다.

/김종열한의원장,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4년 3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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