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균(광일)
윤덕균(광일)

일원 85상(모스크 상): 
이슬람 모스크는 원형 건축 미학의 극치다. 

‘세계 여행의 마무리는 인도에서 하라’는 말이 있다. 왜냐하면, 인도는 힌두·불교·이슬람 문화의 복합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슬람 문화의 비교 우위를 실감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문화가 타지마할이다. 

타지마할은 무굴 제국 제5대 황제였던 샤 자한의 아내 뭄타즈 마할의 무덤으로 조성됐다. 또 야무나 강변 동서 300m, 남북 560m의 넓은 대지 위에 세워졌다. 이슬람 사원의 기본 건축물은 돔, 원주 아치, 모자이크 장식 등 원형 건축물의 극치다. 이를 통해 원불교 교당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원불교 교당도 이미지 통합 측면에서 원형 건축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슬람의 모스크는 아무리 먼 데 있어도 이슬람 사원으로 인식된다. 그런데 왜 원불교는 이게 어려울까? 그것은 비용 문제다. 4각 구조물에 비해 원형 건축물은 건축비가 10배 이상 소요된다. 유지 보수에도 동 배수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면 ‘왜 이슬람은 사각 건축물에 비해 건축비가 10배 이상이 소요되는 원형 건축물을 택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것은 종교적 특성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돔형의 원형 건축물에 들어가면 인간은 종교적 포근함을 느낀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그것이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느끼는 편안함’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돔형 건축물의 기원은 원시시대의 텐트형 주거 형태에서 시작했다. 흔히 반구형으로 된 지붕이나 천장으로 사용되는 건축물이다. 원형 건축물 형식은 유목민이 사용하는 유르트라고 하는 이동 가능한 천막이다. 파키스탄과 몽골에서는 게르라고 부른다. 원형 형식은 뼈대로 무게를 분산시켜 별도의 기둥이 필요 없으므로 가벼운 구조체뿐만 아니라 넓은 공간을 활용해야 하는 체육관이나 공연장 등에 많이 사용된다. 과거에 많았던 시골의 서커스 공연장도 원형 설계의 대표적 예다.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형’은 일상뿐 아니라 건축에서도 영속적으로 작용한다. 

/한양대학교 명예교수·중곡교당

[2024년 3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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