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법회와 성지순례에 동행하다 비로소 입교
 내가 원불교를 처음 알게 된것은 결혼후 아내를 통해서 였으니까 원기59년이 되는가 보다. 결혼당시 아내는 경주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있었고, 이듬 해에 내가 일본으로 연수를 다녀오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결혼후에도 두 해 가까이 떨어져 있어야 했다. 처가에 가면 벽에 둥근 일원상이 걸려 있어서 아내가 원불교를 다니고 있다는 사실은 알게 되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원불교를 그저 불교의 한 신흥종파로만 생각하고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아내는 처녀시절부터 원불교를 알게 되어 한때는 전무출신을 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내는 결혼 후 한동안 나에게 원불교에 관하여 얘기를 하지 않았고 입교를 권유하지도 않았다. 일본으로 연수를 다녀오고 곧 대학원과정에 들어가서 강의와 연구로 바쁜 시간에 쫓기고 있는 나를 보고 아내는 입교권유를 내 비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후 아내가 법회에 함께 참석하기를 종용하게 되고 부부법회나 성지순례에도 가끔 동행하기를 권유해오면서, 차츰 원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가끔 교전을 들추어 보기도 하였다. 원기66년 내가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들어간 후에 드디어 정식으로 원불교에 입교를 하게 되었다.
 맨먼저 『원불교교사』를 읽어보고 소태산 대종사에 의한 창교와 어려웠던 초기 교단사의 역사를 알고 난 다음, 차츰 대종사의 성자적인 모습에 가까이 접근하게 되었고 이 교법이 새 회상을 열어갈 대도정법임을 인지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입교후 십여년을 대종사님의 참 가르침을 적극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지 못하였고, 새벽 좌선에 열심히 참여하면서도 삼학병진의 참 공부법을 터득하지 못한채 흘러왔다. 중앙이나 단장의 직책을 부여 받게 되면서 자연 법회출석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고, 여러 모임과 훈련에 참여하는 기회가 잦아지면서 차츰 공부심도 깊어지게 되고 신심도 두터워져 갔다.
 대종사님의 참 가르침을 차츰 터득하게 되고 이를 생활속에 늘 반조하면서 활용하고자 하는 공부심을 게을리 하지 않게 되면서부터 많은 어려운 경계속에서 다소간 흔들림을 느끼면서도 스스로를 굳게 지킬 수 있는 마음이 강해졌고 갖가지 욕심과 착심으로 부터 차츰 벗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남은 소망이 있다면 대종사님의 가르침을 세상에 널리 펴서 진실로 이땅에서부터 낙원세계를 펼쳐 나갈수 있도록 교화와 복지와 화합이 어우러져 있는 마을을 만들어서 우리 모두가 함께 어울려 성불하는 공부에 정진하고 보은봉공하는 삶을 누리고자 하는 것이다.
〈경기인천교구 수원교당 崔耕澈 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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