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적인 관심과 기대 속에 원기83년도 전무출신 인사가 모두 끝나고 이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야할 때다. 인사에 따른 이런저런 말들이나 개인적인 섭섭함은 모두 허공에 띄워 버리고 출가 본연으로 돌아가 전무출심으로서 각자의 직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원기83년, 새로운 출발에 앞서 전무출신들이 함께 유념해야 할 일은 전임과 후임간에 뜨거운 윤기가 건네고 선진 후진이 서로 감사하고 소중히 여기는 풍토를 조성하는 일이다.

전후임 간에 도가 있으면 서로 서로 도움이 되고 은혜가 되어 교화발전으로 이어지나, 전후임 간에 도가 없고 보면 교역자가 교역자를 괴롭히는 것이 되고 교화에 큰 피해로 작용한다는 법문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원기83년은 한국경제가 실질적인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체제에 들어가는 첫 번째 해요, 21세기의 개막을 3년 앞둔 중요한 시기다. 교단적으로도 금년 9월, 개국을 앞둔 원음방송국 설립과 정산종사탄생 백주년 기념대회 준비에 조금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또한 서기 2005년, 종교인구조사에 대비하기 위한 교화실용주의가 정착됨으로써 개교 100주년, 국제교화의 개로운 장을 열어 나가야 한다.

원기83년, 戊寅年은 또한 경제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의 운명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해가 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관심과 합력이 절실히 요청된다.

국제통화기금의 관리체제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21세기 한국의 흥망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오늘의 경제위기는 단순히 경제를 잘못해서, 또는 외환이 부족해서 일어난 사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올바른 위치에 서지 못하고, 바른 방향으로 가지못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에 의한 구조조정과 강요된 개혁은 이제부터 바른 위치와 방향을 잡아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과 노하우를 체득하라는 뼈아픈 교훈이요, 채찍인 셈이다. 국제통화기금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고통감수」와 「구조조정」이며 거품을 빼기 위한 구조조정에는 반드시 고통감수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구조조정과 함께 국민의 의식도 변화되어야 하며 경제위기를 국가발전의 기회로 생각하는 적극적인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좌산종법사는 신년법문을 통해 「우리는 지금 물질문명의 혜택 속에서 살면서도 물질문명의 남용으로 인한 크고 작은 수많은 쟁앙을 겪으면서 형언할 수 없는 고초를 겪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 모든 재앙의 원인을 주시하면서 나는 간절한 마음을 모아 우리 지구촌 가족들이 잘못든 길을 버리고 바른 길, 영광의 길을 찾아 나설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그동안 정신적 가치보다는 물질적 가치를 숭상해 왔으며 진실보다는 향락을 더욱 값진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왔다. 원기83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재가출가 전 교도가 한 마음이 되어 다시 시작해야 한다. 교단의 당면과제는 교화를 활성화하는 일이며 교화의 요체인 교당 교화를 살려내는일이다.
원기83년도 교화 활성화계획은 전 교도가 현장교화의 주역으로 적극나섬으로써 교화현장을 살리고 교화통계의 거품을 빼는 교화 실용주의가 뿌리 내리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교정원에서는 금년도 예산 가운데 업무 및 관리운영비 10%를 절약하는 긴축예산을 마련하였으며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한 교정지침에 적극 합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우리는 외환관리의 실패를 교훈삼아 거품이 없는 건강한 원불교인으로 거듭나는 한편, 경제위기를 국가발전의 기회로 삼는 지혜와 용기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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