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학생회 법회에서 한바탕 웃은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유수일 교감님과 이성국 교무님께서 다음 주에 이임인사를 하시니깐 법회를 일반법회와 같이 본다고 공고를 했습니다. 그때 한 아이가 손으로 절 가리키며 『너도 가요?』합니다.

순간 저는 「왜 안가느냐는 식」이어서 서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 말이 너무 우스워서 막 웃었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웃는데 정작 그 말을 한 당사자는 왜 남들이 웃는지, 그 말을 어떻게 해야 맞게 하는 것인지를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옆의 한 아이는 한국말을 유창하게 잘해서 심지어는 그 아이보고 『교무님! 얘는 병주고 약주고 해요』하며 웃었습니다.

영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어떤 놀라운 일을 보고 『어머나 세계에!!!』했다는 얘기도 생각이 났습니다. 영어를 배운다는 것, 어떤 다른 언어를 학문으로 익혀서 사용할 수 있도록까지 해 낸다는게 여간해서 쉽지가 않습니다. 더군다나 우리 교리를 영어로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미국교화의 개척자라고 볼 수 있는 미주교화의 일대 선진님들은 이제 거의 한국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송영봉 교무님, 서세인 교무님, 유수일 교무님, 그리고 지금은 모스코바개척을 하고 계시는 백상원 교무님 등.
요즘 제 후배 동지님들이 늘고 있습니다. 기숙사에서 4학년때 1·2·3학년들이었던 동지들이 쑥쑥 늘고 있습니다. 서봉원 교무, 소원공 교무, 장수인 교무 등….

그래도 나름대로 해외교화에 서원을 세우고 영어도 틈틈이 준비했던 동지들입니다. 그러나 영어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서 태어났거나 열 살 이전에 와서 영어를 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아니고는 발음이나 표현이 본토인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땅이 잡초가 많고 돌이 많다고 그냥 지나치겠습니까?
그 땅이야말로 기름지고 뿌린만큼, 정성들인만큼 수확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우리는 교화 1.5세라고 생각합니다. 미주교화의 땅은 이미 1대 선진님들에 의해서 갈기 시작했고 저희 1.5세들은 한쪽에서 계속 갈며 조금씩 교포2세와 본토인들의 밭에 법종자를 뿌려나가고 있습니다.
전 전무출신을 한다는 고등학생과 계속 E-mail을 주고 받으며 대종사님의 법에 대조하며 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욕심같아서는 어서어서 2세들과 본토인들이 출가로 재가로 나와줬으면 좋겠는데….

열심히 공들여 보렵니다. 새로 오시는 정연석 교구장님 모시고 뉴욕교당, 미주 동부교구 그리구 미주 전 교구가 한번 들썩하고, 그 진동이 끝없는 교화의 파장을 이루도록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너도 가고 나도 가는 교당, 서로 서로 가려는 교당, 우리 교당에 언제든지 오세요.」

〈천리안 J73QC〉

※ 천리안 원불교통신동호회에서 실린 뉴욕교당 박인선 교무의 글을 옮겨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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