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우리가족 마음공부 전문인

▲ 행복가득한 준화네 가족, 좌로부터 준화(중1), 주현(초4), 김은희(엄마), 이승용(아빠) 교도, 엄마가 경영하는 '해맑은 약국'에서 함께.
“야호, 시험이 끝났어요!” “공부하느라 힘들었겠구나?” “아쉬움은 남지만…,아무튼 홀가분 해요” “아빠, 시험도 끝났으니 내가 좋아하는 바람의 나라(게임) 실컷 했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꾹 참고 있었거든요” “음, 그래? 그럼 해야겠지. 하지만 아빤 마음대조 잘하는 우리 주현이가 몇 시간 동안 게임만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헤헤, 물론이죠. 하지만 때론 유혹에 넘어가기도 하거든요” “하하하…”

가족은 서로를 일깨우는 거울

준화네집 저녁식탁에서는 오늘도 웃음꽃이 피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도란도란 이어지는 마음 이야기들은 추운 겨울밤을 훈훈하게 녹였다.

평소 느끼고 생각했던 일들을 하나 둘 풀어내다 보면 깊은 이해와 사랑이 샘솟고, 스스로를 바르게 바라보는 눈이 생긴단다.

시종일관 진지하고 유머스러운 아빠, 옳고 그름의 잣대가 되어주는 엄마, 살갑고 순수한 분위기 메이커 둘째 아들 주현, 속깊고 의젓한 장남 준화. 서로의 마음을 보여주고 일깨워주는 거울같은 존재, 준화네집 가족들이다.

아빠 이승용·엄마 김은희 교도(부산 안락교당), 초등학교 4학년인 주현, 그리고 중학교 1학년인 준화. 이렇게 네 식구는 만만치 않은 수준의 마음공부 전문인들이다. 그도 그럴것이 몇 년전 식구들의 마음일기를 엮어 만든 ‘준화네 가족신문’의 주인공들이다.

“준화네 집 행복의 비결은 뭘까?” “그거야 마음공부죠”라고 서슴없이 이야기하는 준화와 주현이. “마음공부 하기전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너무 무관심 했었죠. 하지만 마음을 열고 보니 내 마음이나 동생 마음이나 하나더라구요” 마음을 깨친듯한 준화의 말이다.

어렸을때부터 마음일기를 썼다는 주현이는 “그냥 일어나는 마음을 사실대로 적다보면 재밌어요. 참고 멈추는 공부를 여러번 하니까 내가 많이 바뀌는 것을 느꼈어요”라고 한다. 유난히 속내를 잘 드러내는 주현이는 맑고 순수함 그대로다.

이젠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마음경계를 보고 있으면 살며시 웃음이 난다는 준화. 일기장을 넘기다 11월28일 일기를 보여준다.

“오늘은 시험공부도 하기싫고 해서 2층 내방으로 음악을 듣기 위해 카세트를 가지고 올라갔다. 몇 분 후 동생이 올라와서는 ‘엄마 때문에 억지로 영어를 들어야돼’하며 퉁명스럽게 카세트를 가지고 가는 거다. ‘왜 나한테 시비야!’ 하며 곧 터지려는 순간 경계를 보았다. 그 순간 살짝 웃음이 나왔다. 그러면서 조금전까지 나던 화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공부한 보람이 있군!”

행복의 비결? 마음공부죠

온 가족이 이렇게 정겨운 마음을 나누게 된 것은 순전히 엄마인 김은희 교도의 열성적인 마음공부 향학열(?) 덕분인지도 모른다.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김 교도는 몇 년전 장산종사의 마음공부 훈련을 접하면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시어머니와의 갈등과 원망으로 마음 편할 날이 없었던 김 교도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욕심과 집착을 거짓없이 바라보며 때론 참회의 눈물을, 때론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기를 수십차례, 어느 덧 시어머니를 향해 얼었던 마음은 눈녹듯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삶은 바뀌었고, 가족들은 김 교도를 중심으로 행복을 가꾸어냈다.

“너무 완벽하려고 하다보니 제겐 ‘이래야 된다’는 틀이 많았어요. 하지만 모든 사람을 그대로 바라보는 훈련을 하고 나니 그 어떤 모습이든지 객관적으로 보게 되드라구요. 남편도, 애들도, 약국손님들도”

마음공부를 통해 인생의 힘든 경계를 잘 헤쳐나온 김 교도의 모습에서 코끝 시큰한 감동이 느껴졌다. ‘변화하는 삶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준화네 가족의 굳건한 기둥이 되는 사람은 가장인 이승용 교도다. 성실하고 자상하면서도 때론 무섭게 혼을 내는 아버지 존재가 아이들에겐 든든한 보금자리다.

“마음공부를 하다보니 모든 사람들이 한 가족처럼 생각돼 진짜 마음부자가 되는 것 같습니다”

변화하는 삶이 아름답다

학생시절부터 함께 교당을 다닌 승용, 은희씨 부부는 “원불교를 만나, 마음공부 하게 된 것을 생각하면 감사의 마음이 절절하다”고 행복해 한다.

“몰라보게 변한 아내가 자랑스러워요” “언제나 여여하게 바라봐준 남편이 고마워요” 때론 어렵고 힘든 일들도 많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부부. 부모의 품안에서 구김살 없이 자라나는 준화와 주현이가 있기에 세상은 정말 살맛나는 곳인지 모른다.

“가족의 행복, 새해에는 꼭 마음에서 찾으십시오” 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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