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수
문화의 세기, 정보화 시대로 불리는 오늘날의 총아는 단연 컴퓨터이다. 가정이나 직장에서는 물론, 일선교당의 교화에 있어서도 컴퓨터가 없으면 기본이 성립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이를 이용할 매체(internet)와 함께 그 기반(infra)도 속속 갖추어지고 있다. 한없이 펼쳐진 가상(cyber) 공간은 문명의 이기만큼이나 우리네 삶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컴퓨터가 역사상에 등장한 것이 불과 반세기전인데, 이와 같은 위력을 떨치고 있다. 그런데도 컴퓨터문화의 발전은 그칠 줄 모른다. 컴퓨터의 소형화 단계는 전자수첩 정도가 아니라, 손목시계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휴대폰과의 기능구별이 없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휴대폰 인구는 원기86년(2001)말 현재 2천 7백만명에 이른다. 휴대폰으로 문자를 송수신하는 수준은 옛말이 되었다. 화상을 접속하기 위한 7단계의 번호(webnum)가 실용화 단계에 있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고, 원하던 원치 않던 간에 우리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광대학교 사회교육센터에 정부지원으로 음성정보기술산업지원센터(SITEC)가 가동중인 것을 보면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좌산종법사 집무실에 컴퓨터 화면이 켜 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교단과 사회, 나라 안팎을 향해 열려 있는 모습이 고맙게 생각되었다. 그런만큼 교단에서 정보화시대에 대비하는 작업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전산실과 인터넷교당, 홈페이지 등이 잘 운용되고 있다.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상당한 내용이 채워져 있음도 다행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는 가속화 될 것이다.

소태산대종사 금강산법문에서 우리 민족을 향해 설해진 ‘세계정신의 지도국’, ‘인류도덕의 부모국’이라는 말을 가상공간에 대입하면 느낌이 좀더 선명해지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미래상황을 예시한 법문에 만족하면서 운수를 기다린다면, 실천없이 세계평화를 구호로만 외치는 것같아 ‘구두선(口頭禪)’에 그치고 말게 된다. 원불교 문화컨텐츠 개발에 거는 기대는 바로 이 때문이다. 알차게 장식된 사이트가 관광안내 차원에 머문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풍요로운 집단은 아니다. 호사스럽게 컨텐츠개발에 재력을 투입할 상황도 아님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인재육성은 청소년교화의 새로운 차원을 여는 의미에서도 정책적 대안이 절실하게 요청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관광안내를 넘어서는 충실한 컨텐츠개발은 자발성과 창의성에 바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교구장, 원광대사회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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