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상하며 번 돈 교화, 교육사업에 희사
故 유화신 정사

▲ 故 유화신 정사 5주기 열반기념제 광경
행상하며 번 돈 교화·교육사업20일 중앙교구 어양교당(교무 유향원)에서는 아름다운 법잔치가 열렸다. 교당 창립주인 화타원 유화신 정사의 5주기 열반기념제가 그 것.

이미 새 몸을 받고도 한참이 지났을 터인데 이 날의 법회가 그토록 눈부신 까닭은….

뜻밖에도 제주(祭主)는 어린이를 비롯해 어양교당 전 교도.

유 정사는 신태인 지역에서 원불교의 교육이념으로 2세를 가르치라는 대산종사의 말씀을 받들어, 원기62년 어린이 집을 설립했다. 원기75년에는 신태인교당 시절 담임교무였던 박진흥 교무(교화부 예감)가 당시 신흥 개발지인 어양동에 교당을 설립해야 한다는 청으로 교당 설립에 6천5백만원을 희사했다. 이듬해에는 역시 신태인교당 담임 교무였던 김은신 교무의 주선으로 육영사업을 위해 교육부에 1억원을 쾌척하였다.

이 외에도 많은 불사를 했는데, 그 모든 것이 행상을 하면서도 추운 겨울에 연탄을 아끼려고, 번개탄을 지피우며, 냉방생활을 하며 저축한 것이라 한다.

그리고 84세로 열반 직전 박진흥 교무에게 남은 돈 6백여만원을 맡기니, 박 교무는 그것을 종자돈으로 1천만원을 만들어 지난해 교당에 전했다. 이에 교당에서는 유 정사의 뜻을 기려 교당에 ‘화신장학회’를 설립하고 고교에 진학하는 교당 학생회원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오는 2월 24일에 첫 전달식을 갖기로 했다.

유 정사는 친자녀가 없었다. 하지만 창립의 공덕을 잊지 않고 매주 법잔치를 열 수 있게 해준 고마움을 새기며 교당의 전 교도가 매년 열반기념제를 올리고 기리는 ‘공도자 숭배’의 정신이 아름답다. 매년 제를 통해 발견되는 유 정사의 근검과 신성(信誠), 어른의 말씀을 소중히 받아 가져 이루어 내는 ‘그 신성을 전 교도가 체받을 수 있다는 것’이 아름답다. 화신장학회를 통해 이제 계속하여 어양교당에 피어오르려는 ‘타자녀 교육’의 새싹이 아름답다. 그래서 눈이 부시다는 것이다.

왕타원 고원선 교무(교정원 교육부장)는 이 날 설법을 통해 “파란고해에 시달리는 약자에서 정사의 공덕을 기리며 세우고, 돌리고, 바꾸어 강자로 진급하자”고 당부했다.

‘여기 씨 없는 열매가 있으니 이 뭣고?’라는 옛 화두가 있다. 이 날 어양교당에서 조용한 염화미소가 피어 올랐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