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진 / 서울보화당한의원
새해를 맞이하여 종법사님께서 내려주신 신정법문을 받들고 종법사님께서 인용하신 교전의 ‘강자 약자 진화상 요법'을 봉독해 보았습니다. 원불교에 입교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아는 바는 별로 없지만 가끔 ‘이렇게 세상사와 맞아떨어지는 법문이 있구나'하고 감탄할 때가 있습니다. 이번 법문 또한 지난해 아프카니스탄과 미국 사이에 있었던 불미스런 테러와 전쟁에 대해 합당하고 발전적인 생각이 담긴 법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간 미국은 과거 아무 힘도 없이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을 잊고 전 세계에 한없는 강자이려고만 하고 모든 문화·사회적 부문에서 최강국으로 군림하였으나, 유럽의 화폐통합이나 다른 나라들의 경제·사회·과학기술의 발전, 중국의 급속한 성장이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세계적인 미국의 위치는 점점 하락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프카니스탄은 약자로서 보다 나은 사회나 국가를 배우려고 하기보다는 적대시하고 미워하며, 내부에서는 국민을 억압하는 정책을 펴왔습니다. 이번 테러와 전쟁으로 자리타해(自利他害)만 일삼던 강자의 무너져 가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강자에 대항하려고 했던 약자는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나라 같은 큰 문제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주변의 개인적인 일에 있어서, 또는 나 자신을 볼 때에도 가끔씩 약자들 앞에서 강자로서 자신의 직위나 금전을 믿고 우쭐대고 과시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또한 한번 좌절하여 일어나지 못하고 발전하려고 하기보다는 강자를 미워하고 적대시하기만 하는 약자의 모습들도 많습니다.

‘강자는 약자에게 강을 배풀 때에 자리이타법을 써서 약자를 강자로 진화시키는 것이 영원한 강자가 되는 길이요, 약자는 강자를 선도자로 삼고 어떠한 천신만고가 있다 하여도 약자의 자리에서 강자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진보하여 가는 것이 다시없는 강자가 되는 길이다.'고 하신 것과 같이, 진정한 강자의 모습은 약자들을 감싸고 이끄는 것이 진정한 강자임을 인도품 26장에서도 밝혀 주셨습니다.

‘세상에는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강자가 아무리 계속 강자이고 싶어도 결국 어떠한 순간에 자신이 약자의 입장에 설 수밖에 없는 것과 약자가 아무리 비참해도 어떠한 면에서는 다른 이보다 우월한 입장에 설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 세상을 살아가는 중생들은 삶 속에서 잊고 살아가는 날들이 많습니다. 종법사님 말씀대로 강약의 원리를 통달하여 강과 약의 관계를 공생공영과 상생상화로 무르익게 하여 원만평등한 세계를 구현하는 것임을 알아 서로가 진급하려고 하고, 진급시키려하는 것이 강자·약자 모두가 사는 길이고 모두가 강자가 되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세상 모든 생령들이 이러한 원리를 하루빨리 깨우쳐서 전인류가 손잡고 진급해 나가는, 우리 모두가 강자가 되는 세상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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