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어떤 때에 강하고, 어떤 때에 약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돈과 권리와 지식과 건강 이런 것들이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도 만들고 약하게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 병들었을 때 살려고 하는 생명의 의지는 더 강할 수도 있고, 억압을 당하고 살기에 안으로 더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며 가난하게 살기 때문에 신앙의 믿음이 더 강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사람의 마음을 약하게 하는 것은 다음 몇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사람이 양심의 가책을 느낄 때 약해지는 것입니다. 인간은 도덕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자기 속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으면 목소리도 거칠고 행동도 나약함이 있는 것입니다.

둘째 인생에 확실한 목적이 없이 살 때 약해지는 것입니다.

셋째 이기적인 생각에 빠져있으면 약해지는 것입니다. 이기심은 양심에 성원을 얻지 못합니다. 사람노릇을 못하고 이기적인 인간이 될 때 스스로 약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강자인가요? 약자인가요? 옛날 페르시아의 가리오 왕이 자기 신변을 수호하고 있는 세 사람의 군인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강한 것은 ‘술’이라고 했습니다, 술은 세상의 근심과 슬픔을 없애주기 때문입니다.

둘째 군인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왕의 힘’이라고 했습니다. 천하의 대권을 한 손에 가지고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번째 군인은 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것은 ‘진리’라고 했습니다. 진리는 혼자 존재하나 영구히 죽지 않고 이 세상 아니 계신 곳이 없이 모든 만물을 살리며 그 누구한테도 정복을 당하지 않습니다. 진리의 힘은 그 무엇으로도 대항하지 못하고 영원한 세월에 변하거나 바꾸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에 가리오 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대의 말이 옳도다. 이 세상에 그 무엇이 진리의 힘과 비교할 수가 있겠느냐? 오직 진리를 믿고 살아라”고 했습니다.

석가는 황태자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왜 오는 왕위를 버리고 출가를 했을까요? 석가는 이 세상에서 제일 강자가 되고 싶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몇 십 년 누리는 한정된 강자가 아니라, 몇 천년 몇 만년 누리는 영원한 강자가 되고 싶었기에 세상 권세를 초개같이 버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석가는 천하 사람들로부터 섬김을 받는 부처가 되셨습니다. 역사 이래로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께 귀의하여 아픈 마음을 위로 받았고 절망에서 새 생명, 새 삶을 얻었습니다.

그러므로 부처되기 위해 공부하는 재가출가 공부인은 모두 천하의 강자되기 위한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에서 성불제중의 서원으로 사는 사람보다 더한 강자는 없습니다.

<수위단원·중앙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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