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를 통치하던 프토레마이오스 1세는 기하학 공부에 많은 흥미를 느끼고 이를 빨리 숙달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에우클레이데스에게 “기하학을 배우는 데 좀더 빠른 길은 없느냐”고 물었다. “학문에는 왕도(王道)가 없습니다. 왕이라고 지름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에우클레이데스는 대답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빠른길, 지름길을 찾곤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욕속심으로 지름길을 구하는데서 자칫 무리가 따르고 부정부패와 불법이 싹튼다. 교화현장에 몸담고 있는 본인도 금년들어서 ‘교화에 왕도는 없을까?’하는 생각에 자주 빠져산다.

그러나 어디에 교화의 묘방이 따로 있으랴. 세상만사 다 그렇듯 오직 정도가 있을 뿐인 것을. 만일 왕도가 있다면 정도를 성실히 밟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금년에는 교화목표를 ‘법위향상훈련’과 ‘출석교도 배가운동’으로 단순화하고 전 교도가 교화의 정도를 밟아가기로 매일같이 다짐하고 기도 올리고 있다.

법위향상훈련은 교화훈련부의 계획에 맞춰 성의껏 추진하고 교도 개개인의 밀도 있는 문답감정등으로 심법을 익혀가면 큰 어려움이 없을 듯 하다. 하지만 문제는 출석교도를 늘리는 일이다.

오늘날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우리 교법이 아니고는 미래의 희망이 보이질 않고 그래서 웬만큼 지각이 열린 사람들이라면 앞다투어 일원상의 깃발아래 모여들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못하다.

사실 신심없는 사람을 출석교도로까지 이끄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도 없는 듯 하다. 교당에 나가자고 권유하면 왜그리 이유와 핑계가 많은지 모른다. 그런데 요즘 경기가 나아지면서 해외 여행객이 늘고 그 중에는 골프 여행객이 많다는 보도를 접하게 된다. 취미 삼아 하는 운동에는 기꺼이 많은 투자를 하면서도 가장 소중한 보물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애써 외면하고 인색해 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아마 투자한 것이 결코 후회스럽지 않은 큰 기쁨과 유익함을 그곳에서 얻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출석교도 늘리기를 다른 방향으로 펼쳐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급자의 입장에서 애써 이끌기보다는 수요자가 즐겨 찾도록 하는 것이다. 어차피 요즘에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갖가지 선전 마케팅 전략에 식상해 있는 대중들인지라 우리 교법을 선전하고 교당 가자고 설득한 들 선뜻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지 않게 되어있다.

그러니 교법 먼저 만난 우리가 이 교법속에서 넘치는 법열로 행복을 누리고 세상이 인증하는 인품과 심법으로 거듭남으로써 그들 스스로가 흥미를 가지고 다가서고 그들 스스로가 감동하여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교무·금암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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