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에서 새 사람 되었어요

작년 12월부터 영산성지 영산원에는 눈푸른 미국인의 기도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아침 좌선, 오전 기도는 물론 저녁에는 성지송학중에서 열리는 기도식까지 참석한다. 오후에는 만곡까지 염불을 하며 행선을 한다. 3일에 한 번은 삼밭재에 올라 기도를 한다. 그 외 시간도 영어교전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화제의 주인공은 원법종 교도(미국명 알렌·마이애미교당·36).

그가 한국에 온 것은 작년 12월. 마이애미교당 박인선 교무가 황명신 영산성지고 교장에게 약물중독 증세를 보이는 그의 치료를 부탁하면서. 그는 한국에 오기 전 약물 중독으로 몸이 많이 망가져 있었다. 하지만 18살 때부터 종교에 관심을 보여 여러 종교단체를 편력하다가 1년반 전 교당을 발견하고 신심을 냈다고 한다. 박 교무는 마이애미 교화를 염원하는 그에게 새로운 삶을 개척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 황 교장도 “어려운 해외교화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 흔쾌히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성지에 오면서 원불교 공부에 심취하게 되어 약물 중독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이런 변신은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놀라운 일이다. 증상이 워낙 심해 부모와 아내 등 가족에게 신용을 잃었던 그였기에 더욱 그렇다. 그도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여기에 오게 된 이유가 분명 있다”며 “이제야 나라는 집착에서 벗어나 주위 것들을 배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황 교장의 각별한 지도를 받으며 윤회와 전생을 스스럼 없이 얘기할 정도로 완전히 동양적인 사고를 하게 됐다.

그는 일원상을 보면서 ‘아 이것이다’하는 확신이 들어 입교했다고 한다. 그는 경계가 생기면 “이 경계가 어디서 오는가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경계에 대처하는 힘을 기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영산송’이란 노래로 만들었다. 기타를 치며 들려주는 노래 솜씨가 상당하다.

연초에는 카나다교당 최응진 교무와 12시간동안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최 교무는 “원 교도의 공부가 상당한 경지”라고 평했다. 그는 앞으로 가능하면 전무출신을 해서 마이애미교당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어한다. 이를 위해 우선 전남대 한국어과정에 입학했다.

영산성지고와 성지송학중 학생들에게 틈틈이 영어지도도 하면서 한국과 원불교에 대해 더 공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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