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古創新의 논리로 선과 성리의 오묘한 세계 세밀히 드러내"

두 권의 책은 원불교 교법에 바탕해 유(儒)불(佛)도(道)기(基)의 사상과 수행법을 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책을 펴내신 목적은?


-나는 선천적으로 선을 좋아했어요. 한국전쟁 때 영산에서 숨어지내는 동안 몇 년간 좌선을 했더니 정신이 맑아지긴 하지만 능력은 얻지 못했어요. 그러면서 좌선만 하는 것은 실속이 없다는 것을 알고 3학병진을 해야겠다는 표준이 섰습니다. 그 후 3학병진에 바탕해 시대와 대중에 맞는 선법을 체계화 하려는 노력을 했어요. 그 결과물이 이 책입니다.

공부를 하면서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후학들이 서둘고 오선명 교무가 잘 엮어서 이 책이 나오게 됐습니다.

단전주 선법을 일원상 진리에 바탕하여 생활 속에서 누구나 구체적이고 단계적으로 밟아갈 수 있도록 활선(무시선)의 원리와 방법을 밝히려고 노력은 했지요. 나의 작은 체험이 혹 후학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습니다.


《선…》은 단전주선법은 물론 도교의 내단학적 수련법과 유교의 심성론적 수양이 원융무애하게 조화를 이뤄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또 《성리…》는 일원대도를 유·불·도·기 등의 사상적 묘맥으로 교학의 체계를 세워 우주와 인간의 궁극적 본질을 밝힌 종합적인 진리탐구의 지침서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를 하나로 엮을 수 있었습니까?

-모든 종교의 교지도 통합활용 한다는 사상에 비추어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죠. 대종사님·정산종사님·대산상사님의 사상과 내 체험에 근거하다보니 그런 평을 받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제가 선을 하면서 문득 문득 떠오른 생가들을 하나 하나 정리하다가 얻어진 것입니다. 공부가 깊어지면 확 열리는 세계가 있지요.


두 책에서 종사님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선을 하는 것이 단순히 수양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법 속에 삼학이 들어있다는 것을 이론적이나 체험적으로 밝혀보고자 했습니다.

집을 장만하는 단전주는 수양이고, 마음의 빛을 마련하는 단전관은 연구이며, 마음살림을 하는 단전행은 취사입니다. 곧 선법 속에 3학 공부가 있으니 이를 활선법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에 바탕해 좌선의 심성 20단계를 통해 생활 속에서 닦아가는 길을 밝혀놓았습니다.

성리에 있어서는 진공으로 참 마음 삼고 불공행을 하자는 것을 공·원·정으로 밝혔습니다.

옛 어른들의 글을 대조해보니 성리에 묶여 터져나오지 못했어요. ‘그 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어도단하고 심행처가 멸한 진경에서 보면 새 시대에는 새 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대종사님께서 ‘성품은 무선무악하고 능선능악하다’는 법문에서 눈이 띄였습니다.

성리는 심성과 진리를 줄인 말입니다. 없는 자리는 진공·묘유·조화를 20차로 나눠 밝혔고, 있는 자리는 유일·만법·인과를 20가지로 밝힌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또한 일원상과 삼학병진 10단계 공부법은 일원상의 진리를 체득하는 삼학공부를 10단계로 나누어 대각여래위에 오르도록 밝혔습니다.

이 책은 대중들이 접근하기 어려워했던 선과 성리를 아주 자세하게 표현하면서도 깊은 단계까지 섭렵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종교적 행위에 대해 보편적인 해석을 하고 있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모르니까 신통이니 이적이니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분명 있습니다. 단전도 몸에만 한정시키지 말고 하늘을 단, 땅을 전이라는 우주적 단전을 생각하고 호흡해보면 차원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을 대상으로 대종사님 법을 펴기 위해서는 쉽고 간명하면서도 체계적이어야 합니다.

국제선문화원을 설립,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선을 지도하고 있는데요.

-종교간 허물을 벗고 세계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선을 보급해야 한다고 생각해 국제선문화원을 설립했지요. 노래방이 많이 생기듯 선방이 동네마다 설립돼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종사님의 법문에 생문자가 많다는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가 체험하는 가운데 떠오르는 것을 기록하다보니 그런 점도 있습니다. 정산종사님께서 “선에 진력하여 대중이 참고되도록 하라”는 말씀을 하셨고, 일산 이재철 선진님께서 “대종사님 사상에 바탕해 원불교적 선법을 내놓아야 한다”는 말씀을 받들고 처음에는 ‘내가 어떻게’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선-단전주·단전관·단전행의 활선법 제시
성리-일원상과 삼학병진 10단계 공부법 밝혀


그 후 50년동안 경계 경계마다 공부기회를 삼고 선에 바탕해 잡았다 놓고, 놓았다 잡고 하다보니 자성본원이 세워졌어요. 그 과정에서 영으로, 기로, 경계 따라 내놓고 보니까 많은 내용이 나왔어요.

저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시대와 지역, 인심의 변화에 따라 법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봅니다. 일원상의 진리를 바탕으로 현대 문명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각종 교학적 과제에 답을 해야 합니다.

이 책이 선과 성리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밝게 깨우쳐주는 지침서 내지 참고교서의 역할은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대종사님과 정산종사님의 은혜에 만분지일이라도 보은이 됐으면 합니다.

후학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서원과 발심입니다. 대종사님께서도 서원과 발심으로 대각 하셨습니다. 우주만유를 총섭하는 참마음, 우주만유를 꿰뚫는 참마음을 키우겠다는 마음을 내고 죽기로써 실행해보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이 책에서 밝힌 방법들을 체험한 후학들의 공부 사례가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다산 김근수(多山 金勤修) 종사가 60여년 신앙·수행한 적공의 결과를 모아 두 권의 책으로 펴냈다. 《선·나와 대우주의 하나된 호흡》《성리·나와 대우주의 친밀한 대화》가 그것. 이 책은 선법을 20단계로 제시, 공부하는 수행 풍토 진작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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