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출가식에는 파란눈의 독일인(독일명:peter stabnau, 법명:원법우)이 삭발을 한 모습으로 하얀 교복을 입고 원로종사로부터 법락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동양인으로 출가식을 올린 교역자는 몇 명 있으나 서구인으로 출가식을 올린 사람은 처음이다.

외국인이 전무출신을 서원하고 소정의 과정을 거쳐 출가식을 올리는 것이 희귀한 것이 아니라 서구사상의 문화 속에 교육 받으며 자라 온 사람이 동양사상에 접근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아직 서구 종교계와 사상계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 소태산 대종사 사상에 심취하여 교리와 사상을 공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겠는가. 독일어로 번역된 교서도 많지않고 본인은 한글도 모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다.
독일에서 일년에 두 차례 한국에 건너와서 교전과 교사(敎史), 예전까지 익히고 선공부(禪工?)를 4년간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해가 된다. 다행히 부인이 한국인이어서 옆에서 통역을 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원법우 교무는 교무가 되기 위하여 수련과정을 부인과 함께 해야 했으니 한 사람의 전무출신을 배출하기 위해 두 명이 과정을 이수했다. 4년간 과정을 마치고 5급교역자 자격고시 연구과목은 고시의 공정성을 위해 고시위원의 출제를 원광대 독일어 교수가 문제와 답을 번역 채점하여 합격이 되었다. 그리고 수양과목과 취사과목은 면접으로 치루어졌다.

원법우 교무는 출가식을 마쳤으니 독일에서 교역활동을 하겠지만 한글을 익히고, 말이 자유로워지면 새로운 역할도 기대된다. 제일 큰 기대는 신앙과 수행을 담은 독일어로 교서를 번역하는 일이다. 그리고 독일의 문열이가 되었으니 제2, 제3의 원법우를 배출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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