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천의 부처들은 어떻게 살까?’

도솔천의 부처님들은 대체 어떻게 살고 계실까?
인간세를 내려다보며 흐뭇하게 미소지으며 한경을 즐기고 있을까?
이미 더 닦거나 연마할 것이 없어 보이는, 그래서 공부가 최상구경에 이른 교단퇴임 남자원로교무들이 주재하는 원로원.
이들의 아침은 어김없이 새벽5시의 좌선부터 시작된다. 교단의 정신적인 철주로서 내생을 준비하며 한가함을 즐기리라던 예상을 깬 것은 오전9시의 대종사 법문 받들기 시간.
이들은 원로원 식당에서 20∼30여명의 대중이 모여 매일 대종사님을 만나고 있었다.
북극성 주위로 모인 별들의 잔치일까? 상산 박장식 종사를 비롯해 안이정·이중정·이공전·김정용·김인용·이철행·이백철·박정훈… 한 때 교단의 역사를 주재하며 종사위에 오른 어른들만도 10여명이 넘어 보인다.
이 모임을 주재하고 있는 사람은 민산 이중정 종사다. 상산 박장식 종사와 함께 좌석의 중심에 자리하고 매일 대종경 한 구절씩을 공부한다.
민산 종사가 대종경의 요지를 설하고 나면 그 말씀을 직접 받든 적이 있거나 감각이 된 두세사람이 강론을 한다. 마지막 보설은 상산 종사의 몫이다.
“어디에서 대종사의 법잔치를 접할 것인가?”라는 깊은 신앙이 담긴 말씀을 법체로 뿜어낸다. 교단 ‘큰 어른’의 이어진 핵심 깃든 짧은 말은 금강석처럼 투명하고 밝게 빛난다.
원로들의 해박한 교리해설은 군더더기가 없다. 사회의 각종 현상에 대종사의 법문을 견주어 해설하고 토론해 가노라면 교화현장에서 느끼던 교리적용의 어려움도 술술 풀리는 듯 하다.
이들의 토론에는 전문 학자도 참여한다. 원광대 원불교학과에서 평생 후학을 지도하며 교리해석을 주도한 한정석 원로교무는 대종사의 타 경전 인거나 법문의 상황성 등에 대해 필요하면 보조발언을 한다.
이처럼 수준높고 격의있는 토론의 장인 원로원 대종경 공부방은 지난해 3월 개설되었다. 중앙총부에 원로원 별관이 완공되면서 동산수도원의 남자 원로교무들이 입주하면서 부터이다.
당신들이 많은 가르침을 받았던 정산종사의 법어를 시작하기로 했으나 상산 종사의 말씀에 따라 통경(通經)인 대종경을 먼저 펼쳤다. 이렇게 시작한 대종경 공부는 27일 인도품 42장을 끝으로 ‘1학기 종강’을 했다. 더운 여름 하안거에 들어갔다가 오는 9월 1일 또다시 개강한다.
경청을 원하는 사람은 매일 월∼금 오전9시 원로원 식당에서 예를 갖추면 된다.
도솔천의 부처님들은 매일 스승 부처님에게 맥을 대고, 중생들보다 더 부지런히 닦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원로원은 교단의 살아있는 혼이요, 신앙·수행의 모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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