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교화 릴레이 제언

작년엔가 교당후배로부터 꼭 한번 들러달라고 한 집이 있었다. 교당 선후배 모임 동아리를 ‘원짱’이라는 곳에 만들었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후배녀석의 애교가득한 메일도 반가왔지만 원불교 청소년 전용사이트라는 점에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원짱은 아주 단순한 구조와 컨텐츠로 이루어져 있었다. 물론 ‘처음이니까 그러겠지’생각했는데 아주 오랜만에 다시 원짱을 찾았을때도 여전히 그 단조로움을 유지한 채 잠자고 있는 공간도 있어 보였다.
물론 우리 교당모임방도 단순한 형태의 기본메일이 주를 이루었고, 나를 초대했던 후배와 몇몇 친구들의 대화가 그나마 모임방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내가 원불교에서 만들어진 모든 사이트를 다 아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몇 군데 둘러본 소감은 아주 기본적인 컨텐츠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 사이트를 찾는 고객의 흥미나 관심과는 거리가 좀 있어보이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또 내용이나 구성자체가 거의 차별화 없이 대동소이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유익한 것 위주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 어쩌면 너무 유익한 것만 주려고 하는 작전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자주 오도록 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사이버공간은 특성상 누구든지 찾아갈 수 있다. 그리고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다. 그러나 원불교에서 운영하는 크고 작은 집들은 주로 원불교 교도이거나 원불교에 많은 관심이 있는 한정된 사람들로 제한하고 있는 듯하다. 분명 사이버공간은 열린 공간임에도 말이다.
교당도 엄숙함과 일상성으로 가득차있고 그나마 사이버공간도 교당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있다. 물론 컨텐츠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뚝딱하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또 오프라인의 문화경쟁력과 비례하는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정말 그런가? 어느 때부터인가 사이버공간 속의 문화가 오프라인 즉 현실공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던가!
사이버공간 속에서는 아이들이 잘 모일 수 있는 집 한 둘이면 충분하다. 아이들의 끼와 발랄함을 맘껏 표출할 수 있는 그러면서 너무 표나지 않지만 원불교의 대표브랜드인 마음공부를 놀면서 할 수 있는 그런 공간. 그럴려면 아무래도 돈과 시간이 필요하겠지! 물론 그 전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컨텐츠의 개발이 우선이겠지만. 너무 권위적이지도 획일적이지도 않으면서 맘껏 놀다 가도 마음공부할 수 있는 그런 집 하나쯤 그 넓은 사이버공간에 지어도 좋을텐데.
물론 요즘 인터넷에서 잘 나가는 흥미진진한 사이트가 아니더라도 청소년들이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 또 문화관광부나 청소년보호위원회에서 지정한 청소년권장사이트들도 재미와 유익한 것들로 가득차 있다.
그 곳에 가면 무엇보다 생생함이 살아있다. 내 또래 또는 나보다 어린 친구들의 재치발랄한 모습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찾는 원불교 사이트에서도 그런 생생함들이 물씬 풍겨지고, 또 언젠가는 인기카페, 잘나가는 사이트에 등록되었음하는 바람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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