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교구 염산교당

사은헌배가 사회교화와 교당밖의 수행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13일 영광교구 염산교당(교무 최명원)은 단위교당으로서는 처음으로 전 교도가 참여한 가운데 핵폐기장 저지를 위한 특별법회를 마친 후 교당에서 인근 눈섬(설도)까지 3시간 동안 ‘거리 사은헌배 수행’을 했다.
최 교무가 앞장서고 염산교당 교도들과 영산원불교대학교 학생 등 60여명이 법회직후인 오전10시20분 경 사은헌배를 하며 교당 입구를 출발했다. 이들은 핵폐기장 반대를 홍보하는 각종 문구와 사진을 들고, 사은헌배송에 맞추어 세 번 걷고 한번 절하는 형식으로 염산면내를 가로질러 수행을 계속했다. 허리가 굽은 어르신 교도들도 비옷을 입고 깃발을 든채 서서 헌배를 하며 수행했다.
조용하면서도 종교성 담긴 사은헌배송이 마을에 울리자 너도 나도 거리를 내다보며 ‘무슨 일인가’하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고, 반핵 홍보물을 보며 지역의 발전상에 토론하는 모습을 보였다. 눈섬 입구의 기독교 순교비 앞에서 간단한 기도식을 올리고 비로소 땀에 흠뻑 젖은 고된 수행이 끝났다.
최 교무는 “허종화 교무가 단식을 하며 홍농까지 사은헌배를 하던 지난주, 저희 교도님들도 함께 했습니다. 교단과 진리를 위해 단식하는 교무님의 모습을 보며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리가 사는 공간에서 그 수행을 이어가자는 교도님들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사은헌배가 사회구원과 자기수행의 결합 형태로 최초로 나타난 것은 지난 2월 13일 사직공원에서의 출가교역자 비상총회. 이후 서울과 영광에서의 각종 반핵 집회에서 사은헌배는 ‘자기참회와 나로부터의 시작’이란 의미를 담고 유행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사은헌배는 교당이나 가정에서의 조용한 자기수행적 성격을 띠었다. 그러나 최근 새만금·핵폐기장 등 환경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나타나자 종교계가 이 운동에 적극 뛰어 들면서 ‘시위의 수행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부안해창갯벌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 수행도 그 하나였다.
교당이라는 공간과 자기안에 머물던 신앙행위가 이제 조그마한 마을에서 사생일신 시방일가의 실천적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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