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학생회를 열심히 다닌 기억은 없다. 그러나 ‘청소년교화’라는 주제를 떠올리면 재미났던 추억이 떠오른다.
열심히 활동을 했던 내 또래 동기들은 학생회를 졸업하고 청년회에 올라가 활동을 하는데 나의 경우 소속감도 못느낀 채 이름만 청년회에 걸어놓고 자연스럽게 법회를 쉬고 있었다.
대학 입학 후 여름방학이 시작될 무렵, 교무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수화기 너머의 교무님 목소리를 들으며 어떻게 해야 하나 부담도 되고, 또 한편으로는 ‘내가 무엇을 도와드릴 수 있지?’하면서 약속한 날에 교무님을 찾아뵈었다. 교무님의 부탁으로 그해 여름 어린이훈련과 학생훈련을 열심히 도왔고, 교당 후배들과 친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여름을 아이들과 훈련으로 보내고 나니 교당에 자주 드나들게 되었고, 새학기 개강을 앞두고 어린이법회 담임교사를 해보자는 새로운 제안에도 자연스럽게 응답하게 되었다.
대학 1,2학년을 어린이법회 담임교사로 지내면서 새롭게 원불교교리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 되었다. 아마 내 신앙은 그 시절 탄탄하게 뿌리를 내린 것 같다.
물론, 교무님을 도와 법회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 때론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부담이 되기도 했고, 5학년 말썽꾸러기 아이들 덕분에 그만 두어야겠다고 씩씩거리며 속상해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시간이 흘러 요즘은 우리 아이들이 어린이법회를 본다. 그 때 나처럼 생기발랄한 청년들이 담임교사를 하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 우리 교당엔 그런 자원봉사자들이 없다.
교단적으로 청소년교화를 잘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또 어린이 회원 엄마로써 많은 생각들을 하게된다. 그중 한가지, 교무님들 중심으로만 법회나 훈련을 하기보다는 젊은 시절 내가 했던 것처럼 재가교도들 중에 자원봉사자를 찾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교육과정에 투입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교무님들 스스로 청소년교화에 많은 짐을 질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함께 고민하는 마당이 많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대학시절 이름은 담임교사였지만 어떻게 내 역할을 해야하나 부담되고 마음만 앞섰던 나를 떠올려보면 어린이(학생) 재가 담임교사들을 정식으로 교육할 수 있는 교육기회도 많이 생기고, 지도자용 교재도 있으면 좋겠다.
다양한 재주와 능력이 있는 재가 담임교사들을 많이 활용할수록 아이들에게도 유익하고 교무님들의 고민도 해결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교무님! 청소년교화에 대한 무거운 짐, 이제 나눠 지게요!”

※ 이 글은 사이버교당의 ‘아침바다’라는 ID를 가진 교도님이 보내주신 제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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