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마음을 찾아…’
비행청소년의 자활 돕는다

▲ 서울소년원 원불교반 학생들과 함께한 서대연 자원봉사대
경기도 군포시에 자리잡은 서울소년원(고봉정보통신중고등학교) 1층 끝자락에 위치한 원불교법당. 이곳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2시 30여명의 학생들이 ‘잃어버린 마음을 찾기 위한’ 수련을 하고 있다.
드높은 철책과 방마다 설치된 육중한 철문은 세상과의 격리를 의미한다. 법적으로 유죄를 인정받은 수도권 10대 비행청소년들이 수용되어 잠시 인과를 치루는 이곳은 청소년기라는 교육적 측면에서 요즈음은 고봉정보통신중고등학교라 불린다. 법무부에서는 소년원,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학교로 구분이 되는 셈이다.

더불어 찾는 마음 고향
법회가 시작되자 지도교무인 은혜의집 강성운 교무와 함께 원불교 서울교구대학생연합회 소속 회원 10여명은 이들과 함께 지극한 정성을 담아 사은헌배를 올렸다. 세속의 묵은 때를 모두 벗어 버리고자 자원봉사대 형·누나들은 이들과 함께 한다. 기도가 더욱 몰입되는 것은 함께 한다는 다짐 때문일까? 잠시 간절함과 성스러움이 법당 가득 흘렀다.
강 교무의 설교가 이어지자 봉사대원들은 학생들 틈에 섞여 법회에 열중했다. 성가가 이어지면 반주와 함께 교전의 해당 페이지를 찾아 함께 부르고, 단별로 나누어 토론하는 시간이 되자 봉사대원들은 형·누나가 되어 마음공부와 삶에 대한 상담을 진지하게 나누었다. 간식시간이 되자 학생들은 교무님과 형·누나들을 먼저 챙기는 모범을 보였고, 법회가 끝나자 형·누나와 함께 장난도 치며 청소에 앞장섰다. 계속된 법회를 통해 온화한 말투와 예절, 진리적 삶이 스며든 모양이다.

숙명여대 원불교학생회가 처음 시작
지금은 서울교구 대학생들로 구성
교무님 도와 법회의 사반공배 나눈다
토·일요일 주2회 법회
형제 자매 되어 함께 호흡하며
교법에 의한 변화의 싹 틔워


친 형과 누나처럼
서울소년원의 법회는 특성상 교무님의 설교만으로 이끌어 지지는 않는다. 마음대조공부나 심성계발프로그램 등 토론하고 함께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뒤따르기 때문에 보조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자원봉사대는 법회 때마다 세심한 진행을 하고, 법회를 통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매개역할을 한다.
서울소년원 원불교반 자원봉사대는 교무님의 ‘성업’을 도와 학생들이 법회에 더욱 젖어들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이 결손가정에서 자란 서울소년원 학생들에게 따뜻한 정을 건네고, 비행청소년이라 불리는 이들에게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강 교무는 “교무 1인 법회도 가능하지만 원불교반 학생들이 이처럼 단기간에 많은 변화가 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이들 도우미 덕택입니다”고 말했다. 서울교구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봉사대원들을 통해 사반공배(事半功倍)를 법회 속에서 나투어 가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년원생들이 또다시 잘못을 저질러 재수감 되는 경우가 많아 후속 사업이 아쉬웠다. 그런데 서울소년원 법회를 이끌다 순교한 길광호 교무의 뜻을 기려 용인시 원삼면에 헌산중학교가 지난 5일 개교함으로써 이제 봉사대원들의 노력은 이 학교를 통해 꽃을 피울 것 같다.

주2회 법회통한 인성교육
서울소년원법회는 서울교구 봉공회의 사업으로 은혜의집(교무 강해윤, 강성운)에서 주관해왔다. 원기79년(1994) 최초로 숙명여대 원불교학생회에서 자체사업으로 서울소년원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이듬해인 원기80년(1995) 원불교서울교구 대학생연합회의 사업으로 확대 발전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서울소년원 원불교반 자원봉사대는 비행청소년의 건강한 이념을 재발견시켜 수양하고 훈련함으로써 가정과 사회공동체에서 제 역할을 찾아 새 마음, 새 몸, 새 생활로 새 사람이 되어 새 출발하는데 필요한 인성교육을 시키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
서울소년원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2시 주2회 원불교반 법회가 이루어진다. 봉사대는 자체 마음대조공부를 통해 매주 이루어지는 법회의 진행과 보조, 마음공부지도 및 문답감정, 소년원내 소그룹활동과 학생들의 개별상담을 지도한다. 아울러 여름과 겨울 등 연 2회의 정기훈련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소년원 원불교반 자원봉사대원들의 노력으로 교법에 의한 비행청소년 교화가 군포 하늘아래 묵묵하지만 탄탄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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