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불에 족하리라!

처음 원불교에 입문하여 교전을 선물받고서 ‘총서편’을 읽어보니 알 듯 모를 듯 하였고, 교의편의 ‘일원상’장을 펼쳐보니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교무님께 여쭈어보기도 하였으나 반복해서 질문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K대종경 L과 K법어 L를 자주 봉독하면서 원불교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경험이 떠오른다. 원불교 교전이 한글이라 쉽다고 말하지만 초입자나 보통 사람에게는 그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데 원불교교리를 강령적으로 쉽게 이해하고 생활속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실천강령으로 밝혀주신 교리가 ‘일상수행의 요법’이며, 일원상의 진리를 중심으로 사은 사요와 삼학팔조의 교리가 사통 오달로 통해 있는 교리다.
정산종사께서 “우리는 평생 일상수행의 요법만 읽고 실행하여도 성불에 족하리라”하셨듯이 우리에게 쉽게 강령적으로 일원의 위력을 얻고 체성에 합하도록 밝히신 것이다.
일상수행의 요법은 하루 하루의 일상생활 속에서 교리를 실천 궁행하여 나날이 중생의 탈을 벗고 불보살의 인격을 이루어가는 수행법으로 교리의 강령을 아홉가지로 요약했으므로 교강9조라고도 하고 구성심(九省心)조항이라고도 한다.
원불교는 생활종교, 대중종교를 지향한다. 대종사님은 구도과정과 대각 그리고 교화를 하실 때 생활속에서 대중속에서 하셨다. 그래서 하루 하루를 불법으로 생활을 빛내고, 생활속에서 불법을 닦아 실생활에 유용한 공부인이 될 수 있는 공부법이다.
좌산종법사님은 일상수행의 요법을 광명수량(光明壽量)과 대기대용(?機?用)의 무궁무진(無窮無盡)한 권능과 비법을 담아서 마련해 주신 여래위 공부라고 하셨다. 그래서 일상수행의 요법을 읽고, 외우고 외우고, 대조하고 대조하고, 의식화하고 의식화하고, 실천하고 또 실천하는 사이에 수행은 절로 이루어지고 자신의 역량도 한량없이 길러지게 된다고 하셨다.
한때 정산종사님의 일상수행요법만으로 성불에 족하리라는 말씀을 확인하기 위하여 유무념으로 평떼기 공부를 한 적이 있었는데 복잡하고 현학적으로 교리를 설명하지 말고 일상수행의 요법을 수지독송케 하는 것이 교리의 대중화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대종사님 말씀에 “내가 그대들에게 일상 수행의 요법을 조석으로 외게 하는 것은 그 글만 외라는 것이 아니요, 그 뜻을 새겨서 마음에 대조하라는 것이니, 대체로는 날로 한 번씩 대조하고 세밀히는 경계를 대할 때마다 잘 살피라는 것이라”(수행품1장)하셨다.

<원불교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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