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봉공은 교법의 결론

무아봉공은
원불교에서 지향하는
활불의 삶

신학기가 되면 총부 법회는 신선함과 희망으로 가득하다. 갓 출가하여 공부를 시작한 신입생들의 싱싱한 출가동기와 그들의 꿈을 들으면서 나의 출가동기를 챙기고 꿈을 함께 꿀 수 있어 참으로 은혜로운 시간이다. 그들의 공통된 동기는 나만을 위한, 내 가정만을 위한 삶이 아닌 세상을 위해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9인 선진님들은 사무여한으로 혈인의 이적을 나투었고, 교단을 형성하였다. 그 사무여한의 성적(聖蹟)은 무아봉공(無我?公)의 산 표본이었고 오늘날 전무출신의 기본 정신이 되었다.
그러나 무아봉공은 출가자만의 기본덕목이 아니다. 재가교도가 지향하는 거진출진이 바로 무아 봉공을 통해 구현되는 것이다. 무아봉공은 원불교에서 지향하는 활불의 삶이며, 성자의 삶이다. 여기에 참다운 개인·가정·사회·국가·세계의 구원이 있다.
무아(無我)! 현상계의 일체 존재는 영원불변한 고정적 실체가 아니며 다 무상(無常)한 것이므로 ‘나’라는 존재도 없다는 것이다. 무아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은 오온이 일시적으로 합쳐 이루어진 것일 뿐 주체라고 인정할 만한 실체가 없다는 인무아(人無我)와 삼라만상은 상주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 인연화합으로 생긴 것일 뿐 따로이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법무아(法無我)로 구분할 수 있다.
‘나’라는 개체적 실체는 어떠한 무엇과의 관계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 대종사님은 그 무엇과의 관계는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적 관계로써 밝혀주셨다.
이 관계를 알지 못하기에 개인이나 가족만을 생각하는 소아(小我)의 삶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은 오욕을 기본적 욕구로 가지고 있다. 그 기본적 욕구가 인간으로 하여금 소아를 벗어나지 못하고 개인주의와 가족주의로 흘러가게 한다. 무아는 시방일가 사생일신의 대아(?我)를 발견하는 것이다.
즉 자신이 사은의 공물임을 깨닫고 불공에 대한 자비심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 없음에 나 아님이 없고(無我無不我), 집 없음에 집 아님이 없는(無家無不家) 일원의 진리에 계합되어 살아가는 무아봉공의 활불이 된다. 나 없음에 큰 나가 드러나 처처(處處)가 불상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제생의세의 서원으로 사사불공하지 않을 수 없고, 개인이나 자기 가족만을 위하려는 사상과 자유 방종하는 행동을 버리고, 이타적 대승행으로써 일체 중생을 제도하는데 성심 성의를 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불교정전에서 “몰아 말하자면 정각정행하고 지은보은하고 불법활용하는 것은 다 무아봉공하자는 것이니라”고 말씀하셨듯이 무아봉공은 교법의 결론이다.
<한덕천· 원불교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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