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데이’로 학내 문화환경 앞장
신앙심 가득한 ‘교당’신축 절실
8개 동아리, 각 특성별 활동

“매주 이날은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는 날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만남이 소중합니다.”
겨울을 씻어내듯 비가 내리던 날 저녁. 맨 뒷줄에서 두 눈을 지긋이 감고 앉은 김호겸 교우(한의대 본과 3년)는 방길터 교무(대학교당)의 설교를 들으며, 왠지 마음이 밝아옴을 느낀다. 그리고 그는 이 날, 이 시간을 자신을 반조하는 시간으로 학과 시간표에 명기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5시30분. 이날은 도덕대학 원광대학교에서 마음을 찾고자 하는 많은 젊은 학도들이 법당에 모여 오욕의 찌든 때를 벗겨내는 날이다. 우렁찬 봉황으로 비상하는 날이고, 개벽의 일꾼으로 일어서는 날이다.
교립학교 원광대학교에는 8개의 원불교 동아리가 각 성격별로 활동하고 있다. 41년 역사를 자랑하며 원불교인과 다종교인이 함께 법회를 보고 활동하는 ‘원불교대학생회’(지도 안세명)를 비롯 선과 다도를 중심으로 모인 ‘선심회’(지도 방길터) 그리고 교리에 바탕해 마음공부에 정성을 기울이는 전통적인 동아리 ‘원심회’(지도 정봉원). 이외에도 단대별로 활동을 하는 원의회(의대), 원치회(치대), 봉황(한의대), 원약회(약대), 원미회(미대)가 있으며, 최근에는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로 ‘금강청년단’을 조직했다. 그리고 이 모든 조직들이 모여 원불교학생연합회(이하 원학연)를 구성, 금년부터 매주 목요일 연합법회를 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법당에 모인 100여명에게서는 숨길 수 없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하나같이 얼굴에서 ‘착함’과 ‘원만함’이 뚝뚝 묻어 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금년부터 ‘합장하고 인사하는 문화 만들기’와 ‘염주차기 운동’ 그리고 ‘한 사람이 한 사람 법회 인도하기 운동’을 적극 펼치기로 다짐했다.
동아리 활동과 관련, 안세명 교무는 “여긴 종립학교라 분위기가 배어 있다. 따라서 교화정책도 대량교화에 맞춰져 있고, 1만5천 학우들에게 원불교 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다”면서 “이들이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다시 교당을 찾고, 또 원불교 우호세력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교우의 60%는 원대에 입학해 입교한 학생들이다.
그리고 원학연은 금년부터 좀 더 당찬 목표를 세웠다. 연합법회를 활성화함으로써 향후 200명 출석을 기대하고, 또 매주 화요일 가지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교화단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각 단대별 동아리 결성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대각개교절을 기해 ‘재해봉사단’을 발족, 매년 발생하는 수해 및 재해에 앞장서 봉사의 손길을 건네기로 한 것이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이 ‘클린데이’. 이것은 원광대학교의 문화, 환경, 물을 깨끗이 하자는 것으로, 전통차 공양과 학내청소 그리고 구충제 무료보급 등 다양한 방향에서 원광학우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문화환경운동이다.
이들의 활동과 관련, 방 교무는 “여기는 청소년교화와 대학생교화를 위한 실험의 장이 될 수 있다. 먼저 여기서 모든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본 후, 현장에 적용하는 것도 청소년교화 활성화의 한 방법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요건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원광대가 원불교 이념을 실현하는 교립학교 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독립적인 교당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이와관련, 한 교우는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교립학교에 신앙심이 가득 묻어나는 교당이 설립되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하루 빨리 제대로 된 교당이 좋은 자리에 세워져, 후배들의 영혼을 살 찌웠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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