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연 교도(73, 속명 필석, 홍제교당)는 요즈음 생활복지시설인 익산시 동그라미재활원(원장 서성범)에서 전각과 판각을 가르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자원봉사이다. 동그라미재활원에서는 환우들이 나무판에 법문 등을 새겨 판매하는 부업을 하는데 심 교도가 오면서 이제 예술의 혼을 불어넣는다.
심 교도는 우리나라 전각의 대부라 일컬어지는 둘째 오빠 심이석씨로부터 전각을 배웠다. 삼동민속놀이연구소 고문이자 민속학자이자 심우성(공주민속박물관) 씨가 조카이기도 하다.
“나무위에 칼끝이 춤을 추지요. 거기에서 또 이루어지는 글씨들의 새로운 형상에 끌려 시작했지요.”
30여년 전부터 어깨너머로 배웠다는 전각은 이제 한 경지에 이른 것 같다. 대원정각(?圓正覺)이란 대산종사의 글이 장쾌함으로 다시 살아 꿈틀거리고, 신윤복의 미인상은 그 고운 자태를 새롭게 뽐낸다. 취미삼아 했다는 작품들은 서체와 나무결의 어울림이 분명해 예술성이 돋보였다. 심 교도는 지난해 6월 공주문화원에서 작품전을 열기도 했다.
큰 딸인 권덕진 교무(원광노인요양원)를 통해 원불교를 만났고, 그 인연으로 동그라미재활원의 배현송 교무를 소개받았다. 배 교무의 요청으로 재활원에 오게된 심 교도는 앞으로 한달에 열흘씩 이곳에 숙식하며 환우들과 작품활동을 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