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인 관점에서 본 인간복제의 문제점

▲ 김우연 교수/중앙대학교 생명공학과/ 분당교당
1. 복제양의 탄생과 인간복제 가능성

영국의 로슬린 연구소 유전생태학자 이안 윌머트 박사 팀에 의해 1996년 역사상 첫 복제(複製)동물인 ‘돌리’가 탄생하였다.
체세포를 활용한 배아복제 기법에 의한 돌리의 탄생은 분화가 끝난 체세포, 예를 들면 피부세포를 이용하여 우리 자신을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포유동물에서도 식물과 같은 다른 생물처럼 무성생식 또는 단성생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후 과학자들은 “복제동물이 유전병이나 난치병 연구에 큰 도움을 주고, 새로운 의약품 생산과 나아가 장기이식에 쓰일 수 있다”며 복제연구를 가속화하였다.
아주 최근인 작년 12월말에는 종교단체인 라엘리안의 자회사인 클로네이드 연구팀들에 의해 복제된 여자 아기가 태어났다고 발표돼, 사실 진위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주었다.

불안전한 기술로 부작용 커
선용하면 인류 건강에 기여

2. 과학적으로 본 문제점과 이러한 기술의 유용성

하지만 앞으로 복제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 하더라도 복잡한 세포분열과 분화과정을 실수 없이 인위적으로 유도한다는 것은 아주 어렵다고 본다.
실제로 미국 화이트헤드 생의학연구소의 루돌프 제니시 박사는 복제 쥐의 많은 유전자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발표하였다. 또 복제소의 경우 태아의 크기가 거대하거나 갑상선 형성 이상 등의 징후가 나타나, 체세포 복제과정이 형태발생학적으로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축과는 달리 복제되어 태어난 인간에 이상이 발견(성장하면서 발견될 수도 있음) 된다면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또 설사 이러한 복제가 기술적으로 완벽하여 동일한 유전자를 가졌다 하더라도 환경에 따라 유전형질의 발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엄연한 과학적인 사실이며 동일한 유전형질을 가졌지만 다른 인격체라는 사실을 일란성 쌍둥이가 잘 보여주고 있어, 인간을 복제한다는 것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발상인지를 알 수 있다. 자신은 오직 자신 하나뿐인 것이다.
다만 배아를 인간 복제에 이용하지 않고 질병 치료에 활용하거나 원하는 장기만으로 분화되게 할 수 있다면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 간이나 폐, 심장 등 구체적 장기를 형성하기 이전에 분화를 마친 배아(胚芽) 단계 세포인 줄기세포를 이용한 ‘줄기세포 치료’의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이식거부 반응이 없는 ‘장기의 생산’ 가능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현재 여러 종류의 장기의 기본 세포로 갈 수 있는 줄기세포가 배아로부터 얻어졌으며 앞으로 당뇨병 환자에게 췌장 세포를, 간경변 환자에게 간장세포를 주입하여 치료하는 방법인 ‘줄기세포 치료법’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줄기세포에는 체세포를 활용한 배아복제 후 얻을 수 있는 ‘배아 줄기세포’와 탯줄 등에서 얻는 ‘성체 줄기세포’가 있다.
로마 교황청에서도 성체 줄기세포 사용은 허용하고 있으며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신생아의 탯줄을 냉동 보관하여 이를 장래에 자신의 줄기세포 또는 장기를 만드는데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보관 회사가 생겼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이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집착하는 것은 인간복제에 대한 관심보다는 앞으로 필요한 장기로 분화시키는데 성체 줄기세포보다 기술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신장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15,000여명 이상이고 다른 장기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까지 고려한다면 전세계적인 장기 부족에 대한 대책은 시급한 실정이다.
따라서 상식적인 원칙에 근거하여 합의된 실험조건 및 인간복제에 대한 실험 가능성이 제어되는 시스템에서 성체 줄기세포 또는 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와 실험이 진행된다면, 이러한 연구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결과에 의해 인류의 건강이 증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이 분야 과학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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