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화 교무의 남북여성 통일대회 참가기

통일에 관해 너무 감상적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문득 ‘출입국 신고서를 쓰고도 시차가 없으니 시간을 고치지 않아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복잡한 감정들이 가슴에 가득했다.

아침 7시에 서울을 떠나 속초까지, 다시 뱃길로 장전항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이었다. 어둠과 긴장속에 남북여성 통일대회는 시작되었다.

이번 대회는 그간 부분적으로 이루어졌던 여성들간 교류를 제외하고는 분단 57년만에 처음으로 각 분야의 350여명 여성대표들이 북한의 여성들과 함께 금강산에서 치룬 행사라는 점에서 감회와 성과가 남다르다.

10월 16∼17양일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행사엔 교단에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공동대표이신 박청수 교무님(강남교당)과 7대종단 여성 위원회 대표로 이명신 교무님(교정원 문화사회부 차장)을 비롯해서 강남교당 교도들이 함께 참석했다.

‘6·15 남북공동선언’의 실행을 기조로 하면서 폭넓은 교류와 통일의 희망을 실천하는 금번 여성 대회는 통일에 관한 여성들의 역할과 실천에 대한 토론, 운동경기, 문화공연, 수예 및 미술품 전시, 소속부문별대화, 공동산행 등으로 진행되었다.

조선불교도연맹 소속의 여성들과 함께 한 자리는 그간 교단에서 방문과 교류를 활발히 해온 덕분으로 반가움과 고마움으로 함께 할 수 있었다.

“아아 우리는 하나… 둘이 되면 못살 하나, 둘이 되면 더 큰 하나”를 함께 부르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뒤로 했다.

8월과 9월, 아시안 게임을 전후로 치러진 올해의 각종 남북한 교류는 여성대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고 있다. 북녘의 핵무기, 남녘의 대선정국이 국제정세와 맞물려 통일은 요원해 보인다고 한다.

그래도 금강산의 단풍과 맑은 물은 여전히 우리를 기다려 줄 것이다.

국운과 교운의 바람이 통일로 가는 길목에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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