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원봉사회관 물꼬 트이길 바래”

▲ 이병기 교도
한 평생을 정리하며 자신의 수작들을 모아 아무 조건없이 자원봉사 단체에 기증한 사람이 있어 화제다.

지난 6∼9일 익산 원광문화센터 4층에서 고희기념 작품전을 연 성산 이병기 교도(이리교당)가 그 사람. 이 교도는 전시 후 자신의 서예작품과 서화 90여 점을 사단법인 솔솔송자원봉사대에 기증하였다. 전시 작품 중 금강경을 금분으로 사경한 병풍만 조실에 올린다.

“의미있게 생을 마감하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뜻에서 계획했는데…뭘!”

손님을 반기면서도 인터뷰는 영 내키지 않는 투다.

“글은 기교일 뿐입니다. 다만 수행의 의미로 글을 쓰며 그것을 어떻게 삶 속에 투영해 내느냐가 중요한 것이지요.”

국전을 비롯해 전북서예대전과 원미전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린 바 있는데도 수행을 강조하는 걸 보니 이 교도는 분명 깊은 종교적 단련이 내재되어 있는 듯 하다. 사실 그는 솔솔송의 고문으로 솔솔송 안의 서예교실인 송묵회에서 노인들에게 서예를 지도하며 말년의 노인들이 허송하지 않고 의미있는 생을 살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더불어 힘이 있을 때까지 남을 돕고 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여 노년의 훈더운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침 솔솔송이 청소년자원봉사회관을 건립할 계획이 있는데 자금이 많이 부족합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교단 만년 대계인 청소년 교화를 위한 일인데 모두가 함께 나서야지요. 작품 기증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후원할 수 있는 물꼬가 트였으면 좋겠습니다.”

이 교도는 오랜 교육계 생활을 해온 사람답게 청소년 교화에 대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그의 부인은 이리교당 수석 교도부회장인 수타원 이수철화. 자신은 의타원 이영훈 종사의 10남매중 막내이니 대산종사가 큰 매형이 되는 셈이다. 뿌리깊은 나무가 용음(龍吟)내듯 뿌리 깊은 종교집안의 심법이 그대로 고희 한 생에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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