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중 교무
▲ 한지성 교도
▲ 김미진 교도
▲ 김덕권 교도
▲ 윤법달 교도
<참석자 >

·정명중 교무:교정원 공익복지부장
·김덕권 교도:중앙청운회장
·한지성 교도:원불교여성회장
·김미진 교도:서울교구 봉공회장
·윤법달 교도:원불교청년회, 남북한삶운동본부 부장


■ 시 간 : 원기86년 11월30일 오후3시
■ 장 소 : 서울회관 소회의실
■ 사 회 : 유용진 편집국장


사회: 그동안 원불교는 여러 사회 단체와 더불어 북한돕기 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금년 8월15일 북한에서 개최된 ‘2001년 민족통일 대축전’에 교단 대표가 참석, 조선불교도연맹과 공식모임을 갖고 북한 지원을 위한 원불교측 독립창구를 개설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내년도 교정방향의 하나로 ‘북한에 빵공장 건립 추진’을 제시했다. 독립창구 개설이후 10월23일 원불교여성회에서 분유 1만3천여통을 보냈으며 11월19일 중앙봉공회에서는 담요 1천8백여장을 지원했다. 오늘은 대북 지원을 어떻게 추진할 것이며, 그 운영의 주체, 지원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과 교화로 연결할 수 있는 방안 등을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교단의 대북 지원 현황

사회: 먼저 교단의 대북 지원 현황과 전망에 대해 알아보자.

정명중: 원불교에서 북녘동포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돕기 시작한 시기는 1995년 9월이다. 강남교당이 수재민돕기 성금 1천만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7년간 쉬지 않고 해마다 지원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금액으로는 9억5천만원 정도이다. 물량으로는 작지만 성금과 물품을 강남교당과 은혜심기운동본부, 봉공회, 여성회의 이름으로 우리민족서로돕기, 대한적십자사, 옥수수재단, 금강산국제그룹, 한국종교인연합회의 창구를 빌려 40여회 정도 지원했다.
정명중 교무

사회: 이번에 대북 지원사업으로 현지에서 직접 빵공장 설치 운영하기로 결정했는데 북한의 실정은 어떠한가.

한지성: 북한의 경우 빵이나 국수나 할 것 없이 먹을 것은 다 필요한 실정이다. 북쪽에서는 기후에 맞는 젖염소가 잘될 것 같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김덕권: 보내는 방법 이전에 우리가 보내야만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논의하자. 지난달 홍천교당에서 법회를 마치고 군인들에게 “원불교에서 북한에 빵공장을 하려고 한다”고 말하니 “그 빵을 먹고 총부리를 겨눌망정 당연히 지원해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대간의 차이가 있지만 지원해야만 한다는 당위성을 발견했다.

문제는 교단 내 사정이다. 북한지원이 급한 일이 아니라고 본다. 키만 훌쩍 크고 속이 빈 어린아이와 같다는 교단의 현실에서 산적하고 시급한 일에 우선 순위를 두자. 해야만 하는 북한의 지원사업도 속도를 조절하고 규모도 줄이면서 시작하자
한지성: 통일은 국가적인 문제이다. 빵공장설치에는 3∼4천만이 소요되고, 분기마다 7~8백만원씩 보내면 되는 일이다. 이미 원산·평양교구를 설치했고, 종법사님께서 통일은 중요한 민족적인 과제라고 강조한 마당에 미룰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명중: 다른 단체의 지원과 비교하면 너무 약한 편이다. 7∼8천만원의 지원을 놓고 하느냐 마느냐를 논의하는 일 자체가 서러운 일이다. 지난 29일 교정원 기획조정위원회의에서 하기로 결정하고 건물과 기계 값은 봉공회 여성회 청운회의 협조를 얻어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문제는 밀가루이다. 밀가루 3kg이면 4인 가족이 10일을 먹는다는데 그 가격이 1,800원이다. 대내외적으로 1,800원 모금운동을 펼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미진: 이미 작은 단위의 모금운동은 상당히 퍼져 있어 신선도가 떨어진다.

정명중: 주관 부서인 공익복지부에서는 정산종사 탄생백주년 사업이후 설립되는 평화재단의 지원금 2천만원과 은혜심기운동 중앙봉공회에서 2천만원 등으로 기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지성: 개인적인 생각과 교단이 하는 일에 대한 다른 점을 논의하자면 한이 없을 것이다.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완전한 합일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부각되었는데 이 문제는 중요하다. 그러나 교화 침체의 원인 중의 하나가 국가적인 관심사에 원불교가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통일이슈는 햇볕정책도 기인했지만 진보진영에서는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일이고 민족적인 명제이다. 내적인 문제로 지원을 늦춘다면 원불교가 민족적인 과제를 외면하고 교단주의에 빠져있는 것으로 인식돼 대외적인 명분에서도 뒤떨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늦었다. 북한쪽을 물량만으로 감동 줄 수는 없다. 교단의 우선 순위에서 제일 앞서야할 과제라고 생각하고 추진해야 한다.

민족적인 과제 외면할 수 없어
교단적인 종합시스템 갖추어야


사회: 독자적인 대북 창구를 마련한 것은 현실적으로 북한에 다가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한지성: 만일 우리가 내실을 기하다 가 통일 후 평양에 들어가면 교화할 대상이 없는 현실이 되고 만다. 정치권에서의 통일은 한계가 있다. 민간차원에서의 물결이 일어나지 않으면 절대 안된다.

윤법달: 빵공장에 대한 문제만 아니라 여력이 닿는 범위 내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현재 여성회나 봉공회에서 하고 있는 사업도 더 규모가 커야 하고 내용에서도 충실해져야 한다. 왜 지원하는가에 대한 근본문제에 있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한지성: 1천만원을 지원하겠다면 꾸준히 그 약속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일시적인 지원의 대가로 금강산이나 백두산 한번 보고 끝난 단체가 많다.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모가 커서 못하는 것보다는 작더라도 시작해야 한다. 뜻을 모으고 설득하고 힘을 모아가는 등이 교화로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정명중: 중앙에서도 지속적으로 못할 경우에는 시작하지 말자는 의견들이 상충되면서 현재 늦어지고 있다. 대북 지원은 신뢰를 지키며 힘 미치는 대로 하고 지속적으로 하자는 두 가지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자금조달 방법

사회: 이제는 원불교 이름으로 보내기 때문에 외부에서의 희사는 명분이 약해질 것이다. 그래서 단일 창구가 되었기 때문에 외부의 의뢰보다는 내적으로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덕권: 서울교구 청운회와 새삶회가 작년 3월1일 해원 상생 통일운동의 하나로 돼지저금통 모으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중앙청운회에서는 이 사업을 전국으로 확산하기로 결의하고 내년 3월1일 경상도와 충청도, 전라도 세 곳이 만나는 삼도봉에서 이벤트화 하기로 했다.

윤법달: 직접지원이 가능해 지는 현 시점에서 그동안 해온 대북 지원의 경험들이 축적되어야 한다. 은혜심기운동본부나 남북한삶운동본부 실무자와 청운회 여성회 봉공회가 중심이 되어 교단에서 지원하는 종합적인 시스템을 갖추느냐 하는 일도 중요한 부분이다. 교단 외적인 모금이 어렵지만 명쾌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외부의 사람들을 관리감독 할 수 있고 데이터베이스화하면서 회보라도 공유했으면 한다. 또한 통일에 대한 연구사업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곳에서 일차적인 검증이 된 후에 논의가 되어야 한다.

한지성: 민간차원에서 지원하는 일이기 때문에 체제가 바뀌어도 지속할 수 있도록 어머니와 아기를 염두에 두고 분유보내기사업을 전개했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정치성을 벗어난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다는 인식을 심어 주고자 했다. 또한 인사로 인해 담당한 교무가 바뀌기 때문에 뼈를 묻을 수 있는 교무가 나와야 한다.

뜻과 힘 모으는 일이 곧 교화
힘 미치는 대로, 지속적으로 추진


교화 연계 방안

사회: 대북 지원 자체가 크게 보면 대종사님의 일원주의 사상을 실현시키고 통일이후 낙원세계 건설을 앞당기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있지만 교화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한지성: 한가지 한가지 모금과 이벤트가 바로 교화다.

정명중: 우리는 물량을 따지지 말고 아주 작은 것이라도 정성스럽게 도와주려고 한다. 한사람 한사람에게 감동을 주면 된다.

김덕권: 청운회가 조직을 통한 대량교화의 요체가 되고 있다. 교무의 손발이 되고 지역사회에서 희생하는 모습들이 감동을 주어 교화로 연결되고 있다.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않겠다는 의지를 교당과 지역사회로 확산시키는 것이 교화이다 북한 지원문제도 교도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입체적으로 하자.

김미진: 원불교 교단이 작기 때문에 사회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선도하는 작업을 앞장서서 하는 일이 중요하다. 현재 나아가야 할 방향중의 하나는 통일의 길로 가는 것이다. 교단이 통일로 가는 사업을 실질적으로 하면서 이를 교화로 연결시켜야만 한다.

한지성: 북한은 ‘겨레는 하나다’라는 교육이 되어 있다.
윤법달: 성금을 내는 외부인들에게 소식지라도 보내면서 그들의 역할에 대해 평가를 해주어야 한다. 빵공장은 규모는 작더라도 북측과 처음 교류를 하는 교단사적으로 중요한 문제이므로 내부적으로도 홍보를 충분히 하자. 각 단체 중앙임원들이 연초에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단체들이 추진한 북한 지원사업 등을 공유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한다.

정명중: 교단의 통일사업은 좌산종법사님께서 통일대도를 천명하면서 화해의 물결이 오고가도록 하자고 했다. 이번 기회에 각 단체들이 작은 정성이라도 교단과 함께 힘을 합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해낼 수 있다. 통일을 향한 사업에 모두가 정성을 모아 나아가야 한다.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보니 원불교가 성년이 채 되기 전에 밖에서는 성년으로서 많은 일을 요구받고 있다. 힘에 부치는 일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토론이 교단에서 추진하는 북한 지원사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사회 및 일반단체의 대북 지원 현황

2001년 상반기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은 총 44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10억원에 비해 4배 증가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민간 대북 지원은 대한적십자사 창구 244억원, 독자창구 201억원이었으며 단체별로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55억원, 한민족복지재단 53억7천만원, 이웃사랑회 37억원, 기독교북한동포후원연합회 19억9천만원 등으로 집계 됐다.

이중 한민족복지재단, 이웃사랑회, 기독교북한동포후원연합회는 기독교 이념에 바탕한 북한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이다. 이웃사랑회는 1998년부터 젖소목장을 운영 지원하고 있으며 15개 교단 10개 단체로 구성된 기독교북한동포후원연합회와 한민족 복지재단도 꾸준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한국대학생선교회(CCC)에서도 올해에 이어 내년 1월중에 젖염소 300마리를 북에 보내는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 사업을 위해 10억여원의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불교에서는 평화통일불교협회(이하 평불협)가 1998년 황해북도 사리원에 금강국수공장을 설립하여 밀가루 2억2천만원 어치를 공급하여 운영을 해오고 있으며 JTS는 1997년부터 라진·선봉지역에 JTS지사를 설립하고 라진선봉시의 물고기 가공공장과 JTS가 합영으로 세운 어린이 영양식품 가공공장에 연간 6억여원을 지원, 영양식품(미숫가루 형태)을 생산하여 라진선봉 지역의 104개 탁아소와 어린이집에 공급하고 있다.

천주교에서는 천주교 민족화해위원회 관계자들이 올 7월17일 방북해 남포직할시에 국수기계를 설치, 국수공장을 가동중이다. 이 국수공장에는 국수기계 2대(4천8백만원)와 밀가루 100톤, 북측의 전력이 고르지 못한 점을 감안해 발전기(1천2백만원)를 지원하였다. 또한 매달 50톤의 밀가루를 지원하고 있다

정리 박주명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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