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교화를 위한 대장정 시작됐다”

“설립 인가 소식을 듣는 순간 ‘현지인 교화를 위한 대장정이 시작됐다’고 생각했다. 기쁨보다는 대학원다운 대학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는 고문국 미주선학대학원 총장.

고 총장은 선학대학원 개교는 해외교화는 물론 국내교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도정법을 미국에서 교육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관을 설립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교화할 수 있는 교역자를 양성하고 미국인들에게 맞는 선과 명상 프로그램이 개발된다면 국내 교화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고 강조했다.

영어와 미국문화에 정통하고 선과 명상 전문가의 능력을 갖춘 교무가 현지들을 대상으로 가슴과 가슴으로 교화한다면 해외교화는 물론 국내교화에도 새 바람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저는 지금도 늦은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미국 교화는 교포들을 대상으로 교화할 뿐 현지인 교화는 못하고 있어요. 영어가 안되니 한인 1.5세 교화도 어려운 실정 아닙니까”과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설립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고 말했다.

선학대학원은 우선 원불교학과와 선응용학과를 설치했다. 정원은 5명 이상이다. “원불교학과는 우선 5명으로 시작하려고 하는데 잘 따라와줄지 걱정입니다. 현지인들을 교화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영어와 미국문화에 능통해야 지요”며 “모든 수업과 생활을 영어로 하고 미국인 가정에서 실습도 시킬 생각입니다. 기성교무의 재훈련장으로도 활용해야죠”고 말했다.

“선응용학과는 설치 전 마케팅 조사를 했는데 경쟁력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에서는 정신치료, 호스피스 등 선의 응용에 관심이 많아요. 직장인들을 위해 야간에 강좌를 열 계획입니다”고 밝혔다.

고 총장은 대학원 설립 추진 초기부터 깊숙이 관여해 왔다. 원기78년 미국 템플대 종교학과에 원불교학 강좌를 열 수 있는 길을 열어보기도 하고 원광대 분교 설립 가능성 등을 타진하기도 했다.

그는 원기84년 총장에 내정됐다. 미국 노스자코다 주립대학에서 2년간 강의를 할 정도로 미국 문화와 영어에 밝고 서울대 부총장을 지낸 행정경험, 재가수위단원을 역임한데다 미국 교화에도 관심이 많았기에 총장으로서는 제격이었다.

“아직도 남녀 기숙사, 도서관, 식당 등 하드웨어를 다 갖추지 못했어요. 재정적인 어려움보다는 제대로 교육을 시키는 것이 더 큰 숙제입니다”

선학대학원 추진은 올 여름 교역자광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대중의 의견 수렴이 안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추진됐고 국내교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막대한 재정부담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는 주장이다.

영어와 미국문화에 능통한 교역자 양성
빠른시일내 재정자립 하겠다"


“공감합니다. 인력과 재정이 부족한 상태에서 추진에만 매달렸지 좌우의 의견수렴이나 홍보에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추진위원들과 관계자들의 사심없는 노력만은 평가해 주었으면 합니다”며 “의견수렴과 홍보를 위해 한글과 영문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재정적인 면도 나름대로 복안을 가지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홈페이지에는 선학대학원의 설립추진 과정, 교육과정, 생활안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재정적인 면은 고 총장도 고심하고 있는 부분.

“전체 예산 44억6천만원 가운데 10억2천만원은 확보됐고 학교건물 구입비 13억원은 김혜성 종사 가족이 희사해주었습니다. 23억원 가운데 10억8천만원은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교단에는 향후 5년간 12억6천만원을 요청했습니다”며 “미국은 학계에서 그 학교가 교육을 잘한다는 인증을 받으면 후원회원들이 후원금을 기부하는 제도가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제가 세일즈를 열심히 해야죠. 뜻이 있으면 길은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결국 유능한 교수, 양질의 교육, 훌륭한 성과를 거둘 때 가능한 일이다. 교수들에게 충분한 대우를 해주고, 학생들에게도 충분한 교육여건을 마련해야 하지만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열악한 여건에서도 방언공사를 하고 혈인기도를 하는 심정으로 혈심을 다하는 교직원들을 보면 힘이 솟습니다”며 “내 여생에 마지막 보은사업을 하라고 하신 것 같아요. 조금만 도와주면 걱정하는 것보다 잘 될 것입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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