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님 발자취 따라 상쾌한 마음여행

아아! 우리의 서울
서울은 특별한 곳이다. 우리나라의 수도이기도 하지만 정치·사회·경제·문화적인 면에서 서울이 가지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중앙총부가 익산에 있기는 하지만 교단적으로도 서울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 곳이다. 대종사께서 불법연구회 창립총회 후 교화의 첫 행가지로 서울을 택하실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가지신 곳 아니었던가!

지정학적으로도 서울은 서울이라 할만한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한강과 도시의 병풍이 되어주는 북한산과 도봉산 등 명산이 서울을 감싸고 있다.

그래서 도올 김용옥은 북한산의 가치는 다른 명산과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산은 서울이라는 비싼 땅에 자리잡고 있고, 산세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5일 근무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다고 매번 먼 곳으로 갈 수는 없다. 수도권에 사는 교도들이라면 하루나 이틀 일정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어디 없을까? 대종사님의 발자취를 더듬고, 북한산 등산도 하고, 분위기 있는 수련원에서 숙박하며 마음공부도 하고 재충전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울의 최초교당터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서보자. 차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 오늘 갈 곳은 교통이 아주 좋기 때문에 없는 것이 더 편하리다.

먼저 들를 곳은 삼선공원에 있는 서울의 최초교당 터이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한성대 입구에서 내리자. 버스는 6번, 84번 등 돈암동, 미아리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3번 출구로 나와 삼선시장 쪽으로 걸아가다보면 삼선공원 입구 팻말이 보인다. 골목으로 조금 올라가면 삼선공원이 소담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성북구 삼선동 1가 288-1 최초교당 터에는 원기83년 5월16일 성적비가 세워졌다. 이 터는 이공주 종사의 원력으로 원기18년 세워져 원기31년 이사할 때까지 13년간 서울 최초의 교당으로 자리한 서울 제1의 성지이다.

성적비 문구 앞면에는 ‘원불교 서울 최초 신축교당터’라는 제목아래 ‘원기18년 원불교에서 서울지역 최초의 교당을 설립하여 현 원불교 서울교화의 모태가 되었던 자리이다’고 쓰여있다.

봉도수련원에서 찾은 대종사 성적
내친 김에 대종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보자. 이번에는 버스를 타보자. 한성대입구로 다시 나와 우이동 가는 버스(6, 8, 725, 23 등. 지하철은 수유역 하차 6번 이용)를 타고 맘편하게 서울 구경을 하면 어느새 종점이다.

우이공원 안쪽으로 들어서면 벌써 공기가 달라진다. 허위허위 300m쯤 가면 봉도청소년수련원이 반갑게 맞이한다. 잘 정돈된 정원에 들어서면 마음마저 정갈해진다. 이 터를 희사한 봉산 신원관 교도의 호를 따 지은 봉산원 한켠에는 대종사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 성적비’가 모셔져 있다.

후면에는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께서 원기25년 제자 박장식, 황정신행 등과 송추로 가시던 도중 이 동산에 들러 잠시 쉬시며 ‘이 터는 장차 수도도량이 된다'고 점지하셨다.

광복 후 이 땅의 새 주인이 된 신원관·전은덕 내외분은 김원공 교도의 연원으로 원불교에 입교하자 이 땅을 교단에 희사하여 오늘날 불도량으로 거듭나게 하였다. 이로써 소태산 대종사의 뜻이 실현되니 그 기연을 기념하고자 여기에 비를 세운다”고 했다. 이 비는 원기85년 12월에 세워졌다.

팔타원 황정신행 대호법의 증언에 따르면 대종사께서 현 양주군 장흥면에 자리잡은 한국보육원 진달래동산에 들러 ‘나뭇잎 잡아 뜯지말라’는 법문과 ‘물 함부로 쓰지말라’는 법문을 하셨다고 하니 이곳을 거쳐 장흥으로 가신 것으로 추측된다. 또 한켠에는 신원관·전은덕 대호법의 흉상이 있어 공도자들을 기리고 있다. 봉도라는 이름도 봉산과 도타원의 법호를 따 지은 것이다.

봉도수련원의 물소리
원기84년 봉불식을 거행한 봉도청소년수련원(원장 박세정 교무)은 산뜻한 외관과 깔끔한 시설을 자랑한다. ‘이곳이 서울인가’할 정도로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맑은 곳이다. 이 가운데 기자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계곡을 지나는 물소리이다. 유난히 비가 많은 해여서 계곡의 물소리는 파도소리만 했다.

어둠이 진하게 내릴 때쯤 봉도수련원 3층 공도자실에 앉아 물소리를 듣는다. 커피물이 끓고 먼산에는 북한산 자락이 숨쉬듯 앉아 있다.

이윽고 커피 향이 온 방안에 퍼질 때쯤 물소리가 몰록 끊어졌다. 이곳이 능엄경에 나오는 이근원통(耳根圓通)의 소리수행을 할 수 있는 적지가 아닐까.

시민·종교단체의 훈련장
원기84년 6월 개원한 봉도수련원은 편리한 교통과 자연환경, 좋은 시설, 저렴한 비용 등으로 시민·종교단체들에게 인기가 많다. 더구나 삼동윤리 정신에 바탕해 아무런 차별도 두지않고 편하게 대하니 그럴 수 밖에.

강당 2개와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 체육장, 산책로를 두루 갖추었다. 장애인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정겹다. 올 여름 3층 강당을 신축,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주말에는 서울교구 법위단계별훈련이 매주 이루어지고 있고, 방학 때는 청소년 마음공부 예절캠프도 열리는 활불도량이기도 하다. 문의 02-993-0029. 홈페이지 www. joins21.com/won

●둘러볼만한 곳
봉도청소년수련원이 자리잡은 북한산 국립공원과 도봉산 지역은 산행을 하며 둘러볼 만한 유적지와 명소가 많다. 북한산 지역에는 도선사, 화계사, 승가사, 문수사, 진관사, 태고사 등 사찰이 많다. 북한산 관통도로 저지 운동이 전개되는 이유이다. 북한산성을 따라 용혈봉, 의상봉, 원효봉, 일출봉, 용암봉, 만경대 등을 거쳐 인수봉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도 유명하다.

4·19 기념탑과 손병희 선생 묘역, 이준 열사·조병옥 선생 묘역 등 사적지도 둘러볼 수 있다.

도봉산 지역에는 신라 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천축사와 회룡사를 비롯 망월사, 원통사 등의 사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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