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 유물로 본 그 시절 발자취②

버들 모자…구경 18.7/저경 11.5 /높이 13.1㎝.
대나무 지팡이…길이 90㎝/위 부분에는 용이, 아래 부분에는 호랑이가 양각으로 돋보인다.


이 여름모자와 대나무 지팡이는, 우리의 현상을 비관하지 말고 세계가 금강산의 참 주인을 찾을 때 우리 여기 있다 할 자격을 갖추기에 공을 쌓으라(대종경 전망품 5·6)고 하신 크신 법문을 새삼 깊이 되새겨보게 한다.

대종사는 일제 암흑기였던 1930년 5월 1일부터 9일에 걸쳐 이공주, 이동진화, 신원요 3인의 제자와 금강산을 답사한 길에 한 기념품 가게에서 이 여름모자와 대나무 지팡이를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암울했던 일제식민치하의 이 겨레에게 참으로 꿈만 같은 감동의 커다란 비전을 안겨주신 전무후무한 새 부처님의 산행(山行)은 ‘세계명산 조선 금강산 탐승기’란 제목으로 이공주 선진에 의하여 ‘월말통신’ 27∼30호에 연재되어 소중하게 읽혀지고 있다.

가슴 뭉클한 금강산은 다시 한번 시조시인 조운의 <구룡폭포>를 음미하게 한다. ‘사람이 몇 생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겁이나 전화해야/금강에 물이 되나!/샘도 江도 바다도 말고 옥류 수렴 진주담과 만폭동 다 고만 두고/구름 비 눈과 서리 비로봉 새벽안개 풀끝에 이슬 되어/구슬구슬 맺혔다가 연주팔담 함께 흘러/구룡연 천척절애에 한번 굴러 보느냐.’

김학인 원불교역사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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