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학교 설립을 꿈구며

언뜻 스치는 TV광고의 한 장면. 한 젊은이가 취직이 되어 첫 출근하는 날 아침, 이웃집 어르신에게 인사를 하며

“오늘 저 취직이 되어 출근합니다.” “응 그래 어떤 회사인데?” “네 좀 작은 회사입니다.” “응 그래 작으면 어때, 자네가 가서 키워”하니, 젊은이가 “네”하며 거수경례를 하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회사를 향하는 내용이다.

왠지 기분 좋은 광고였다. ‘자네가 가서 키워’ 라는 어르신의 당부가 얼마나 희망적인 격려이고 축복인가.

문득 내가 어렸을 때 형님 생각이 났다. 마을 새벽 굴뚝에 제일 먼저 연기가 나는 집은 우리 집이었다. 형님은 소시장에 가면 제일 마르고 값싼 소를 사서 6개월 후에는 값나가는 소로 팔았다. 새벽 일찍 끊인 소죽을 때 맞춰 먹이는 그 부지런함 때문이었다. 게으름이 많은 나는 이미 고인이 된 형님을 가끔 생각하곤 한다.

나는 가정이 경남에 있는 관계로 잠시 총부에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이곳 경남에 머무르고 있다. 주로 군청 소재지 시골 교당이 근무지이다.

나는 이런 시골교당이 싫지 않다. 달밤에는 달이 보이고 별 밤에는 별이 보인다.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밝은 하늘이 자주 보이고 사색계절이 뚜렷한 들판을 언제고 훠이 훠이 거닐면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시골이기에 맛볼 수 있는 특혜 아닐까.

특히 이곳은 낙동강을 끼고 발달한, 국내 최대 내륙 습지인 우포늪이 자리하고 있다. 약 57만여 평에 가시연꽃 등 희귀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세계 람사협약’의 관리를 받고 있는 세계적인 습지이다.

또한 멀지 않은 곳에 주남저수지가 있고, 교당 뒷산 화왕산 정상에는 6만여 평의 분지에 억새가 만발하여 등산객이 줄을 잇는다. 국보급 문화재도 많아 제2의 경주라 불리우고 있다.

나는 이러한 창녕의 특색을 살려 정규 우포늪 생태학교 설립을 꿈꾸고 있다. 몇 몇 동지와 한 선진님도 좋은 구상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이곳 창녕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살린 친환경적인 학교로 이 지역 생태계를 좀 더 연구하고 환경 지킴이를 길러내려는 것이다. 교법에 바탕해 상생상화의 은혜사상을 심는 특화된 학교를 희망해본다.

나는 그동안 교화하면서 여러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원광대학병원 의료봉사단의 교화 지원은 쉽게 잊을 수 없다.

김일성 교무님과 원의회원들, 그리고 그들의 선배님들의 적극적인 의료봉사는 교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 여름의 금쪽같은 휴가를 반납하고 멀리 찾아와 땀 흘린 고마움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대학의 또 다른 교무님도 교화지원에 발 벗고 나서주었다. 그 고마움을 늘 마음에 담고 있다.

지난 여름 군청 공무원들과 익산과 군산에 있는 우리 복지시설을 견학했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서성범 이사장님과 관계교무님들께서 응원해주신 것을 생각하면 저절로 힘이 솟는다.

그동안 내가 교화 현장에서 조그마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도 진리의 가호와 스승님과 좌우 동지들의 보살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교화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 은혜에 보은하는 길이 될 것이다.

강문성 교무 / 창녕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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