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극복하여 현장에 안착시키자!

청소년 교화의 활성화를 위해 교단적 지혜를 모아 성사된 ‘청소년전담교무제’.
그 실현 과정과 경로를 살펴보고, 미진한 논의로 나타난 문제점을 극복하여 현장에 안착시켜야할 과제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청소년 교화의 첫 번째 해법이 될 청소년전담교무제 전반을 살펴본다.


전담교무가 나오기까지
최근 15년간의 교화정체로 인해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청소년교화, 그에 대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전체 일선 교무들이 모두 모이는 지난해 출가교화단총단회 때였다.

30∼40대 젊은 교무들이 제기한 ‘청소년교화위기론’은 전체 교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리고 교단에서는 ‘청소년교화특별위원회’(이하 청특위)를 구성하여 1년간 연구하여 그 결과를 올 출가교화단총단회 때 보고하게 했다.

교정원에서는 청특위 실무간사로 교무를 파견하고 이에 예산을 배정하는 등의 지원을 했고, 청특위는 1년간의 성과물을 ▶청소년전담교무제와 ▶청소년교화위원회 설치 ▶미래지향적 청소년교화환경 마련 등으로 집약했다. 출가교화단총단회 때 보고된 이 내용은 교정원 기획조정위원회에서 논의된 후 이의 시행을 위해 내년도 교정원 예산에 반영이 되었다. 교화훈련부 내에 설치될 청소년교화위원회는 상시적인 가동을 하며 일선교당의 청소년교화환경마련과 교화콘텐츠 개발, 전담교무들과의 유기적 결합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청소년전담교무제이다. 교정원-교구-교당이라는 커넥션의 직접인자이자 청특위 연구결과물의 1차적 성패를 가름할 가늠자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성공 사례
청소년전담교무는 청소년 교화만을 전문적으로 지원·담당하는 교무를 말한다. 어린이·중·고·대학생·청년 등을 전문적으로 교화하는 활동전담교무와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는 학습조직운영·연구·행정지원 등의 활동을 주로하는 지원전담교무로 나뉘는데 청특위에서 우선 제안한 전담교무는 ‘지원전담교무’이다.

지난달 13일 열린 교구장회의에서는 원안에 상정된 경기인천교구를 제외한 서울·부산·전북·중앙·광주전남교구 등 5개 교구에 전담교무를 파견하기로 했다. 6개 교구 파견예정으로 이미 예산에 상정된 1개 교구는 추심을 하기로 했다.

기존에 전담교무의 형태를 시행하여 성공한 사례는 몇 가지가 보고되고 있다.

원기53∼57년 서울·종로·원남 등 3개 교당 청년회를 당시 사직교당 개척을 하던 박청수 교무(강남교당)가 담당하여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 4년동안 서울의 청년회는 7개로 늘어난바 있다. 이후 원기79년 서울교구와 전북교구에 대학생 및 청소년 전담교무를 파견하여 새 교우회 창립·교구연합회 재건·학사(學舍)설립 등의 공과를 이루어 낸 바 있다.

실제로 청소년전담교무 시행에 대한 제안은 교단3대 설계 종합보고서(원기73년), 청소년교화종합계획(원기81년), 교단3대 제2회 종합발전계획(원기85년) 등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었다.

일선 부직자 6명 결손
그러나 이같은 사례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시행될 청소년전담교무에 대해 회의를 제기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회의론자들은 청소년전담교무가 과거처럼 활동과 지원을 겸하기보다는 연구와 행정중심의 지원역할을 한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역할은 교구의 청소년 담당교무가 이미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교구 청소년교화협의회를 통해서도 조율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력낭비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 교구에서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교구장과 사무국장들의 공통된 시각이었다.

청소년전담교무는 대체로 연령대로 볼 때 4,5급교무가 될 가능성이 크다. 4,5급 교무의 인사는 전체인력을 교정원 총무부에서 교구로 배정을 하고, 교구인사위원회에서 교당에 인선하고 있다. 따라서 교구장들이 걱정하는 것은 가뜩이나 부족한 부직자 교화인력 총원에서 6명이 빠지는 결과가 나와 결국 일선교당의 부직자 인력이 6곳 결손된다는 것이다.

이같이 보면 청소년전담교무제의 신설은 일선교당의 청소년담당 부직자 감소를 초래하는 것이다. 교구장과 사무국장들은 결국 ‘교당을 희생시켜 교구인력을 강화한다’는 현장교무들의 비판을 어떻게 피해 가느냐는 것이다.

교구 지휘권과 교무 자율권
더불어 교구장과 사무국장들은 ‘과연 청소년 전문인력이 있기나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전담교무의 활용도가 낮아질 경우 후반기에는 교구 판단으로 일선교당에 배치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용금과 연구비를 교정원에서 지원하면 결국 지휘권을 교정원에서 갖기 때문에 이를 ‘교화지원비’ 형태로 교구에 지원해야 옳다는 말도 나왔다. 이 점은 교정원에서 받아들여 보완하여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담교무의 성격이 행정과 연구중심의 지원역할로 규정이 되자 이런 인력은 영세교구부터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내년 배치 예정인 6개 교구는 교구사무국 인력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기위 이루어지고 있는 행정·연구중심의 지원전담교무가 현실적인가라는 의문이다.

이처럼 청소년전담교무제는 담고 있는 내용상으로나 일선현장과의 문제에서 드러나듯 현장교화를 약화시키고, 행정력만 강화시킬 우려를 충분히 안고 있는 것이다.

예봉 빗겨간 청특위 안
지난해 청소년교화의 시급성과 절박함을 체감적으로 문제제기하며 큰 의지로 출발한 청특위, 그가 1년여의 노력끝에 내놓은 청소년전담교무제는 출발을 앞두고 이같은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염려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사실상 출가교화단총단회 때 전체 교무들과 협의가 되었어야 할 사항이었다. 그러나 총단회 때는 무슨 일인지 협의안건이 되지 못하고 보고사항으로 싱겁게 넘어가고 말았다. 1년전 읍소하며 그 중요성을 호소하던 모습을 보았던 모든 교무들은 이같은 통과의례를 의아하게 생각했다.

당무자들은 몇 차례의 공청회를 거쳤기 때문에 더 이상의 여론수렴과 논의는 총단회의 시간낭비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1년간의 결과물에 대해 자신감이 없어서였을까? 그도 아니라면 교정원 당국이 시끄럽지 않게 문제를 빗겨가려 했을까?

결국 청특위와 교화훈련부는 총단회의 예봉을 빗겨갔고, 교구장회의에서 나타나듯 실무적인 문제는 고스란히 일선현장이 떠안는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하지만 청소년 교화의 성패는 조야(粗野)한 행정과정보다는 우리 모두에게 주인정신을 요구하는 존폐의 문제로 다가섰다. 청소년전담교무제의 성공을 위해 교정원-교구-교당이 삼위일체가 되어야만 하는 근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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