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화합 확실이 책임져요'

“북을 치는데 그 사람의 얼굴이 있었어요. 정신없이 그 얼굴을 두들겼지요. 한참을 치다보니 ‘내가 이렇게 때려도 달라지는 것은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용서하기로 했지요.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용서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일 충남 벌곡의 삼동원에서 위탁훈련을 받던 익산여성자원봉사대원인 한은진(가명)씨의 말이다. 원망이 감사로, 감사가 궁극으로 들어간 이면엔 삼동원의 자연적 분위기와 교무들로 구성된 훈련팀의 노하우가 있었다.

삼동원은 연중 30∼50회 외부인을 대상으로 위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법위단계별훈련 등 기본적 교단훈련도 실시하지만 거의 90%이상의 훈련이 타종교와 기업체, 공무원 등 외부에 개방되고 있다.

실제로 8∼9일엔 전주시 여성발전협의회에서 21쌍의 부부가 삼동원에서 화합의 함박웃음을 터뜨렸고, 11∼12일엔 익산시 여성자원봉사회 40여명의 어머니들이 자아를 되찾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삼동원은 삼동윤리에 바탕하여 사회로 향한 원불교라는 적극적 이념을 구현해 가고 있는 것이다.

위탁훈련의 본질적인 내용은 ‘나를 되찾아 새로운 삶을 만든다’는 것이다. 원불교적 시각에서 보자면 이 명제가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지만 교도들이 일상성에 빠져 있는 동안 삼동원은 독특한 방법으로 훈련에 나선다.

이 훈련에서는 원불교적 용어와 규격화된 수행방법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다. 지극히 평범한 사회적 언어와 일상, 그리고 약간의 성스러움이 깃든 명상 등으로 함께 공감을 이루어 간다.

교리적 본질을 잘 소화해낸 교무들이 언어의 동시성을 인지하여 그 속에 교리를 잘 녹인 탓이다. 양원석 교무는 “사실 교법의 대중화가 요사이 주춤해진 것은 어느사이 사회와 동떨어진 우리만의 고정된 교리언어 사용 탓”이라고 강하게 질타한다.

12일 종법사 배알을 위해 삼동원을 찾았던 백수교당 부부교도 70여명은 ‘교도들도 이 훈련을 날 수 있느냐?’며 내년 훈련을 예약했다.

한 훈련생의 말이 삼동원 ‘참삶 훈련’의 진면목을 분명하게 대변하고 있었다.

“친정에 온 기분이예요. 수 십년만에 놓고 지냈던 ‘나’를 찾게 해주어 감사드립니다.”

삼동원의 참삶훈련의 본질은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아 사회의 기본 구성단위인 가정을 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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