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조로 깨쳐 얻는 공부법

대종경에 보면 엄동설한에 언답을 막던 제자들이 방언공사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자 “도(道) 이룰 일이 얼마나 어려울꼬!”걱정을 한다. 이 소리를 들으신 대종사님께서 도 이루는 것이 “알고 보면 밥 먹기보다 쉽다”고 하셨다. 공부 길을 깨친 사람들은 분명 이 말씀을 찬탄할 것이다. 하지만 보통 범인들은 의기소침하지 않을 수 없다.
대종사께서는 “종교의 문에 성리를 밝힌 바가 없으면 원만한 도가 아니며 성리는 모든 법의 조종(祖宗)이 되고 모든 이치의 바탕이 된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대산종사께서도 “성품은 꾸어서라도 보아야 세상을 살아갈 때 구차하지 않다”고 하셨는데 그동안 공부하면서 성리에 대한 말만 나오면 주눅이 들었던 지난날이 있었다.
정전에서 성리는 ‘우주 만유의 본래 이치와 우리의 자성 원리를 해결하여 알자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대종사님의 구도역정과정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대종사님은 7세시에 자연의 이치에 의문이 걸리셨고, 이어서 인간의 문제에 의심이 걸리셨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여년을 구도하였고 결국은 대각하셨다. 대종사님의 대각은 우주 만유의 본래 이치와 우리의 자성 원리를 해결하여 대각 일성의 사자후를 토하신 것이다.
대종사님께서는 과거 불가에서 성리를 격외도리로만 표현하던 것의 병폐를 지적하시고 “참으로 아는 사람은 그 자리가 원래 두미(頭尾가) 없는 자리지만 두미를 분명하게 갈라낼 줄도 알고, 언어도가 끊어진 자리지마는 능히 언어로 형언할 줄도 알아야 참으로 아는 사람”이라고 하셨듯이 생활속의 성리구현을 강조하셨다.
정산종사께서는 성리단련을 견성 5단계로 구체화 해주셨다.
첫째는 만법귀일의 실체를 증거하는 것이요, 둘째는 진공의 소식을 아는 것이요, 셋째는 묘유의 진리를 보는 것이요, 넷째는 보림하는 공부를 하는 것이요, 다섯째는 대기대용으로 이를 활용함이라고 밝혀주셨다.
의두는 분석을 통한 진리에 접근하는 방법이라면 성리는 사량으로써 들어가는 세계가 아니라 관조로써 깨쳐 얻는 공부법이다.
이제 교단백주년이 몇 년 남지 않았다. 대산종사께서는 “교단백주년을 대정진 대적공으로 각자자신의 성업봉찬을 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대각으로 일원대도를 잉태(孕胎)하여 탄생시키고 성리로 성태(聖胎)를 장양시키는 성업봉찬을 해야 한다”고 부촉하셨다.
성리에 대적공이 없으면 진리의 연극에 장난감이 되어 허무한 일생이 되고 말 것이라는 대산종사님의 말씀이 귓전에 맴도는 아침이다.

<한덕천 교무·원불교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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