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자성 수행은 업장 면하는 첩경


성리로 정업을 면하는 길이 있다. 부처님 당대의 일란장자라는 사람의 일이다.

한 주인은 많은 재물을 지키기 위해서 대문 문칸방에 문지기 두 사람을 두었다. 사악한 주인이 시킨대로 문지기는 걸인들을 괴롭히고, 유혈이 낭자하게 때리는 등 잔학 행위를 하다가 그만 한 걸인을 죽이고 말았다.

후에 일란장자가 죽어서 그 과보로 눈먼 걸인이 되어서 전생 자기 집 앞에서 구걸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집 아들 전단이도 죽은 아버지의 본을 받아서 걸인(전생의 아버지)을 유혈 낭자하게 때려 팼다.

천상의 천인들은 그 광경을 보고 “아비가 지은 죄를 자식이 받으니 누구를 원망하랴” 하고 슬퍼했다.

마침 그 집앞을 지나시던 세존께서 전생의 일란장자가 후생의 거지로 와서 아들한테 봉변을 당하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겨 눈을 먼저 뜨게 하고 전생사를 일러 주었다. 일란장자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업장을 면할 수 있도록 애원했다.

그러나 부처님은 고개를 저으면서 “불능면정업(不能免定業)이다”고 하였다. 즉 정업은 면할 수 없다고 하신 것이다.

그러나 대종사님은 정업을 점진적으로 면하는 두 가지 길이 있다고 하였다. 하나는 심력으로, 하나는 위력으로. 오늘은 심력인 성리(?理)로 면하는 길을 밝히고자 한다.

대종사는 ‘정업을 면하는 길에…… 악과를 받을 때에도 마음 가운데 항상 죄업이 돈공한 자성(自?)을 반조하면서 옛 빚을 청산하는 생각으로 모든 업연을 풀어 간다면 그러한 심경에는 천만 죄고가 화로에 눈 녹듯 할 것이니, 이것은 다 마음으로 그 정업을 소멸시키는 길이요……’라고 말씀하였다.

‘참회문’에 ‘적적 성성한 자성불(自?佛)을 깨쳐 마음에 자유를 얻고 보면 천업과 생사를 자유로 하여 천만 죄고가 더운 물에 얼음 녹듯하여…’라고 하였다.

또한 ‘반야심경’에는 ‘일체의 고통과 액운의 업장들은 공(空)한 자성을 비춰 볼 때 해결된다’고 하였다.

팔산종사 열반 법문에는 ‘생사 거래와 다생의 업보 멸도 시키는 방법은 성리를 터득하여 마음에 자유를 얻으면 된다’고 하였다.

우리가 성리를 터득하여 마음의 자유를 얻고자 하는 목적이 삼세 업장 소멸에도 있는 것이다. 천만 죄과가 와도 자성을 비추어 업장을 녹여 보자. 그러기 위해서 의두와 성리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 하섬해상훈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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