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당 마음공부방

2년전 마음공부에 대한 강의를 듣고 발심이 난 황인기 교도는 마음공부의 대중화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가졌다. 그리고 그 바람은 김형우 교도를 만남으로써 공부방 개설로 이루어졌다.

제주교당 마음공부방은 현재 두 부부를 주축으로 허재원·고승지 교도 부부가 매주 토요일 오후7시 함께 모여 정대래 교무의 지도로 공부한다. 이 자발적인 모임에 정 교무는 “교도들의 공부 상황을 지켜보며 점검해주는 기쁨과 재미를 함께 하고있다”고 밝혔다.

정전에 바탕한 신앙, 수행이 마음공부

공부는 염불 10분, 좌선, 정전공부(정전 봉독후 해석과 질의 문답, 교무님의 종합정리), 마음공부 일기 발표, 상호 감정하기, 교무님 감정으로 끝난다.

“정전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 활용하기 위해 공부한다”는 황 교도. “학생회부터 20여년 교당을 다니면서 교전공부를 많이 했다고 자부했으나 지금 새록새록 다른 면을 알게 된다”고 하며 “정전에 바탕한 신앙, 수행 이것이 바로 마음공부”라고 말하는 김 교도의 말에서 정전공부가 마음공부의 바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실을 고백하니 마음이 편안

부부가 중심이 되어 열리고 있는 이 모임은 일기발표와 감정이 참으로 감동적이고 환희심을 준다.

“경계가 오니 부끄럽고 밉고 화나고 자꾸 변명만을 하게 됩니다. 외면하고 바쁜 척 딴청을 부렸는데 마음공부를 하면서 경계를 볼 줄 알게 되고, 경계에 따라 일어나는 마음을 이해하며, 인정해 주게 되어 사실을 고백하게 되니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는 김성원 교도. 마음공부의 위력을 새삼 실감한 듯하다. 이에 황 교도는 “바로 정신의 세력이 확장되고 있다”고 덧붙여 말한다.

혈연보다 법연이 더 지중

경계를 발견하고 일기를 기재하는 일이 쉽지 않아도 서로 챙겨주니 힘든줄 모른다. 그리고 매주 만나 일기를 발표하고 감정하는 일을 쉬지 않기에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긍정적인 사고가 양성된다. 안된다는 생각에 앞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찾게 되고, 어떻게 하면 해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참여한 교도들은 기뻐한다.

김혜인 교도는 “이 긍정적인 사고가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해 주게 되고 자기 표현을 풍부하게 해 주더라”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하는 공부를 통해 부부의 신뢰감을 구축되었고, 다른 사람의 가정사까지 속속들이 알게 됨으로써 “혈연보다 법연이 더 지중하다고 하신 말씀을 실감하게 된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자존심 상하는 일, 부끄러운 일들에 대한 내용은 은근히 숨겼으나 시일이 지나면서 주류를 이루는 것이 부부싸움이었고, 이렇게 되자 남녀간 편이 갈라지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마음의 원리를 깨닫게 되었고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보이고 이해하기가 쉬워졌다고 한다.

초기교도 중심으로 확산 준비

“교무님! 이 공부하고부터 자신감이 생기고 당당해졌어요” 김성원 교도의 말에는 기쁨이 넘친다. 과거에는 친구들을 대할 때 경제력 등에 대한 비교심으로 위축이 들기도 했고 허세를 부리기도 했으나 마음에 대한 자신감은 오히려 자만심까지 갖게 한다고 한다.

마음공부방에서 공부한지 2년이 가까워지면서 시비에 담담해 지고 경계라고 느껴질 때면 마음을 먼저 보게 되었단다. 또한 부부간의 풍부한 대화는 삶의 활력이 되고 공부가 주를 이루는 속에 신심과 공부심을 진작시켜준 것 같다.

정전, 수심결, 정산종사 법어 원리편 등을 차례로 공부하고 다시 정전 수행편을 공부한다는 마음공부방은 이 조직이 못자리 판이 되어 지도자로서의 실력을 갖추고 확산시킬 각오를 하고 있다.

정 교무는 “마음공부방에 더 많은 교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2년간 꾸준히 공부한 교도들이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단계별 마음공부 프로그램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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