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천경 교무
남북전쟁이 한참이었을 때 미국의 맥클란 장군은 가장 뛰어난 장군중의 한 사람이었다. 하루는 그를 격려해주기 위해 링컨 대통령이 국방장관을 대동하고 그의 야전사령부를 방문했다. 링컨이 몇 시간 동안 기다린 끝에 드디어 장군이 들어왔는데 그는 곧바로 2층 자기방으로 올라가 버렸다. 링컨과 장관은 서로 어이가 없어 얼굴만 쳐다보다가 장군이 곧 내려오길 기다렸다. 그런데 한참이 지난 후에야 하녀만 나타나더니 장군께서 너무 피곤해 잠자리에 들으셨다고 하는 것이다.

놀란 것은 장관이었다. 일개 장군이 직속상관인 자기는 고사하고 감히 대통령마저도 그렇게 무시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장관은 바로 대통령께 장군의 직위를 해제해달라고 간청을 드렸다. 이에 링컨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조용히 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니네. 저 장군은 우리가 이 전쟁을 이기는데 절대 필요한 사람이네. 이 유혈전투가 단축될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의 말고삐를 잡아주고 그의 군화도 닦아줄 것이네.”

링컨 대통령은 여기서 보스가 아닌 리더의 참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일개 장군의 엄청난 무례를 대통령의 권위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모욕이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동시에 잠 못자고 전투에 시달린 장군에게 또 다른 전투를 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군화라도 닦아주겠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지도자를 크게 두 가지 형으로 분류한다. 첫째는 리더형이고 둘째는 보스형이다. 리더형은 말 그대로 이끄는 사람, 끌고 가는 사람, 앞장서는 사람으로 권위나 힘보다는 전체의 유기적인 관계를 생각하여 구성원 각자가 능력을 발휘하도록 조정하고 통합하는 사람이다. 반면, 보스형은 그 반대의 사람을 말한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지도자를 ‘지식을 행동으로 구체화하는 데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라고 정의하고, 전통적으로 지도자를 ‘보스’로 인식하였으나 오늘날에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머리가 어지러우면 끝이 따라서 어지럽고 머리가 바르면 끝이 따라서 바르나니, 그러므로 일체의 책임이 다 지도자에게 있나니라.”

정산종사법어 국운편 25장의 말씀이다.

우리 교단도 발전하려면 보스보다는 리더가 더욱 많이 나와야 한다.

<교무·사회복지법인 삼동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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