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위성방송 황규환 대표이사

방송역사와 함께 한 인생
“경영은 돈입니다. 방송은 프로그램과 마케팅이 경영의 핵심이죠. 더불어 조직원의 화합과 아이디어가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원동력입니다.”

최근 한국디지털위성방송(Sky life) 새 대표이사로 내정된 황규환 교도(법명 영진, 63, 전 경인방송 i-TV 회장)는 방송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프로정신과 추진력 있는 경영인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이번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새 대표이사로 내정된 것도 그동안 그가 보여준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한 결과며 실제로 방송에 관한한 ‘숨은 내공’을 쌓은 사람이기도 하다.

방송을 빼놓고는 그의 삶을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 그의 인생도 방송의 역사와 함께 했다.

그가 맨 처음 방송계에 입문한 것은 1967년 KBS 기자공채 1기로 입사하고 부터이다. KBS에서 사회부장·해설위원·기획조정실장·라디오본부장을 지냈으며, 1998∼2001년 아리랑TV 사장을 역임했고, 2001년부터 현재까지 경인방송 회장으로 재직했다.

방송생활 35년. 그가 한번도 한눈을 팔지 않고 오로지 방송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것은 ‘방송이 주는 마력’ 때문이었다.

“고여있는 물이 아니죠. 끊임없이 신선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숨막히는 현장이라고 할까요.”

아리랑 TV의 신화
그의 ‘도전의식’과 ‘집중력’은 남다른 데가 있다. 단기간 내 경영혁신을 일으켜 부가가치를 창출한 아리랑TV의 신화는 지금도 널리 회자되고 있다.

황 회장이 아리랑TV에 취임했을 당시만 해도 적자운영으로 위기에 처해 있던 상태였다. 그는 해외위성을 빌려 ‘해외공략’ 아이템을 개발, 유럽·아시아권(영어·중국어)과 미주권(영어·스페인어)에 24시간 방송체제를 구축, 외국어 자막방송 시대를 열었다.

“유럽이나 미국 쪽이야 쉽지 않지만 정서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지역은 충분히 틈새가 많아요. 각 나라 케이블 방송사들과 채널 계약을 맺고 적극적으로 뚫은 결과 실제로 인도는 50여개 도시 700만 가구에 아리랑 채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리랑TV의 해외위성방송은 중국 CCTV와 일본 NHK월드, 프랑스의 TV5처럼 세계에 자국을 홍보하는 방송이다.

하지만 황 회장은 기존 홍보방송 특유의 딱딱함을 배제하고 정보와 오락이 혼합된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를 편성한 결과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이다.

“드라마나 쇼 한편에서 한국의 정서가 녹아나게 하는 겁니다. 그게 한국을 브랜드화 하는 겁니다. 종교방송도 마찬가지죠. 원음방송의 경우 누가 들어도 원불교 방송인지는 몰라도 몸과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원불교를 스며들게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방법이 중요하죠.”

작년, 경인방송 회장에 선임된 그에겐 ‘생존’이 당면과제였다. 4년간 900억원의 누적적자를 해결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경인방송이 닿을 수 있는 지역이 수도권을 제외한 경기지역으로 제한돼 있어 아무리 해도 적자가 나는 구조이죠.”

차별화 콘텐츠 개발로 승부
최근 방송위원회가 결정한 경인방송의 전국방송 규제에 강력하게 대항, 방송권역 확대를 신청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 오던 중 한국디지털위성방송 대표이사로 내정된 상태이다.

“케이블방송과 차별화되는 콘텐츠 개발이 우선 과제입니다. 200∼250만 가구의 가입자를 확보해야 수지타산이 맞죠.” 라고 이야기하는 황회장.

현재 140여개의 위성채널로 30만 가구를 확보하고 있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의 실정을 감안하면 또 다시 새 신화창조에 돌입한 셈이다.

황 회장은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방송의 정치적 독립은 어느정도 확보됐지만 선정적으로 흘러 공익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되죠. 방송 프로그램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어야 합니다.” 뭐니뭐니 해도 방송은 ‘가치지향’이 우선이다는 것이다.

1979년 안동교당에서 입교, 부인 김명선 교도(부천교당)와 1남2녀를 두고 있다.

“지금 내게 주어진 이 일이 평생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며 오직 정성을 다했습니다.” 그의 열정과 신념에서 한국 방송의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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