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로 빼앗은 것, 악의로 빼앗긴다

상대의 능력에 따라
능소능대 하는 것이
인과의 진리

‘남에게 은의(恩義)로 준 것은 은의로 받게 되고, 악의(惡義)로 빼앗은 것은 악의로 빼앗기되, 상대편의 진강급 여하를 따라서 그 보응이 몇 만 배 더할 수도 있고, 몇 만 분으로 줄어질 수도 있으나, 아주 없게 되지는 아니 하며, …‥ 남이 지은 죄복을 제가 대신 받아 올 수도 없고, 제가 지은 죄복을 남이 대신 받아갈 수도 없나니라.'

어느 날 대산종사님은 신도안 계룡산 계곡에서 대중들에게 물으셨다.

“석가여래 부처님이나 대종사님께서 똑같은 소원이 한가지가 있나니라. 그것은 당신들이 깨친 진리를 중생들에게 전하여 주고 싶은 진리이시다. 그진리가 무엇일꼬? 그 진리를 전하여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 하여 그 진리를 손안에 꼭쥐어서 중생들의 머리를 갈라서라도 집어 넣어 주고자 한 것이다. 그것이 무슨 진리이겠느냐?”며 “불생불멸의 생사진리와 인과보응의 진리다”고 하였다.

인과의 진리는 성현들이 주장하신 진리이다. 선(善)은 덕과 복을 불러오고, 악(惡)은 불행과 재앙을 불러 온다.

그렇다면 ‘악의(惡義)로 빼앗은 것은 악의로 빼앗긴다’는 뜻은 무엇인가? 사례를 들어서 설명하고자 한다.

어느 산사에 암자 스님이 불공이나 불전답 농사 수입을 모아서 부채 놀이에 힘썼다. 인근 마을에 전답 문서를 담보로 부채를 주었는데, 그 이자가 턱없이 과다 하여 농부들의 원성이 자자 하였다.

어느날 한 농부가 나무지게를 지고 가면서 부채를 들고 갔다. 그런데 주지 스님이 낮잠을 자는지라 옆에서 기다리다가 같이 졸고 말았다.

그런데 꿈에 도둑들이 암자에 처들어 와서 스님을 묶어 놓고 법당 밑에 묻어 놓은 재물들을 부당한 재물이라고 다빼앗아 버렸다. 그리고 암자를 불살라 버렸는데 스님은 죽어서 구렁이가 되어 잿더미 위를 기어 다녔다.

농부는 미운 마음에 지팡이로 구렁이 이마를 후려쳤다. 비명 소리에 놀라 깨어 보니 잠자던 스님 이마를 후려친 것이었다.

피를 흘리는 스님에게 부채를 내놓고 꿈 이야기를 하였더니 스님은 비록 꿈일 망정 악의로 빼앗은 것은 내손에서 떠난다는 인과의 진리를 깨치게 한것이라며 사채 문서를 전부 불살라 버리고, 법당 밑에 재물들을 꺼내어 원근 빈자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선하게 주고 받는 이치와 악의로 주고 받는 이치가 인과의 기본이다. 이 진리를 그 누가 부정할것인가?

그런데 받을 때에 상대 편의 능력에 따라서 더 크게도 받고, 나의 능력에 따라서 줄여서 받기도 한다.

상대의 능력에 따라서 보복은 능소 능대하는 것이 인과의 진리이다. 우리도 이마에 피가 나는 스님이 되지 말고, 인과를 두렵게 알고 사는 사람이 되자.

<하섬해상훈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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