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속일 수 있으랴!

동물들이 하늘에 뿌리를 박고 산다는 것과 허공에 업인(業因)이 심어지니 하늘을 속일 수 없다는 인과품 3장의 말씀.

동물들이 하늘에 뿌리를 박고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당나라 주영달도 주역해의에 ‘동물들은 하늘에 뿌리를 박고 산다’고 하였다.

천지만물, 삼라만상의 모태(근본)는 하늘이다. 사은의 본원이요, 여래와 중생의 본성도 하늘이다. 하늘(天)은 천지만물의 근본 체가 되고, 선악을 관여하는 조물주요, 영험주이시다.

허공에 업인이 심어지니 하늘을 속일 수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늘과 마음이 둘이 아닌줄 알아야
진리를, 하늘을 두려워 할 것이다.

불교의 유식학에서는 육근의 육식(六識)외에 7·8식을 밝혀 모든 선악의 업인이 마음 의식에 심어 진다고 한다. 대종사는 사람 마음의 근본과 하늘을 하나로 보고 업인들이 하늘에 쌓여서 인연과를 나눈다고 하였다.

정산종사는 ‘하늘과 사람 마음은 둘이 아닌 것을 알아야 진리(하늘)를 두려워할 것이다’고 하였다.

하늘을 속여서 참담한 재앙을 받은 일화가《현우인연경》에 나온다.

인도 바라문 명문가의 외동딸이 있었다. 그 여인은 시집을 가서 행복한 삶을 살다가 둘째 아이 산월이 되어 친정에 가게 되었다. 친정에 가다가 산기를 느껴 홍수가 진 강가 풀밭에서 남편의 도움으로 해산을 하였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남편은 독사에 물려 시꺼멓게 죽어있는 것이 아닌가.

망연자실한 상태에서 강 건너 친정집에 알리려고 먼저 갓난아이를 어렵게 강 건너 잔디밭에 뉘여 놓고 다시 강을 건너오는데, 큰 아이가 엄마를 향하여 강물을 걸어오더니 물결에 떠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뒤를 돌아보니 늑대들이 갓난아이를 먹어치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울며 불며 친정에 당도하니 친정 집 또한 불에 타고 있지 않은가. 부모님까지 불에 타서 죽는 것을 본 그 여인은 기절하고…, 만나는 남편마다 비명횡사를 하고…, 파란만장한 삶과 고통 끝에 어느 산 속 산사에서 도인을 만나 용맹전진 끝에 영문이 열려 전생사를 보고 공포에 떨고 말았다

전생에 그 여인은 정실 부인이었고 후처가 아들을 먼저 낳게되자 몰래 실바늘을 애기 정수리에 꽂아 죽게 하였다. 남편과 시댁 친척들이 본처를 추궁하자, “나는 맹세코 하늘에 맹세한다. 나는 하늘을 속이지 않는다. 내가 만일 아이를 죽였다면 다음 생에 나의 남편은 독사에 물려 죽을 것이고, 아이들은 늑대에 물려 죽을 것이며, 내 부모는 불에 타서 죽을 것이며, 만나는 남자마다 비명횡사 할 것이다”라고 하여 그 순간을 모면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다음 생은 그녀가 말한대로 되고 말았다.

모든 심신작용의 업인이 하늘에 심어지고 인과로 나타나는데 어찌 하늘을 속이고 인과를 모면할 수 있을까?

오늘도 하늘을 속이지 말고 업을 잘 지어 나가자.

<박남주 교무·하섬해상수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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