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나를 찾기 위한 과정

▲ 첫눈 오는날, 헌산중학교 교정에서 학생들과 함께한 정명선 교무.
알에서 깨어난 새가 날개 짓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새가 날개 짓을 하기까지는 백 번을 반복해야 한다고 한다. 자신의 생활에서 표준말을 사용하는 일, 침을 뱉지 않는 일, 휴지를 줍는 일, 횡단보도를 지키는 일, 지정된 장소에 주차 하는 일 등이 쉬운 일이지만 반복하고 반복하여 습관이 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학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모두 훌륭한 사람으로 왔지만, 어디에서 누구에게서 인지는 모르지만 자기도 모르게 본래 모습을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세모 네모 동그라미 등 다양한 모양의 아이들이기에 우리는 항상 긴장 속에 살고 있지만, 모두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동그라미 모양으로 가기 위하여 새가 날개 짓을 위하여 백번을 반복하듯이 서로서로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2월 20일 1회 졸업생 14명을 떠나보냈다. 그리도 힘들게 했던 졸업생들이 식이 진행되는 동안 내내 눈물을 닦던 그 모습이 이 시간에도 생생하다.

헌산의 1회생으로 영원히 기억될 우리 아이들! 새로운 환경이 낯설어 힘들어할 모습이 아른거린다. 그러나 믿는다. 모두가 잘 이겨낼 수 있다고…

3월 3일 새 식구를 맞이했다. 기존에 있는 학생들과 새 식구간의 줄다리기가 시작되어 지금 우리학교는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어 있지만 새로운 얼굴들에 대한 기대로 활기가 넘친다. 빠른 시간에 서로 하나 되기를 오늘도 기도한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지만 낯선 곳에서 방황하는 사람처럼 뿌리를 내리지 못해 법신불전에 매달리기도 했다.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마음으로 이해되지 않아 밤을 새우기도 했다. 마음으로는 이해되지만 행동이 되지 않아 괴로워도 했다. 아이들이 있을 때는 긴장 속에 조마조마 하지만 아이들이 떠난 고요한 학교는 매력이 없다. 여유로움과 한가함을 추구한다면 내가 이 곳에 있을 이유가 없기에 항상 긴장을 주는 우리 아이들을 나는 사랑한다.

‘집 같은 학교, 학교 같은 집’을 세워주신 박청수교무님과 소외받은 이웃을 위해 자신을 온통 바치고 간 고 헌산 길광호교무를 존경한다. 또 많은 분들의 정성으로 이루어진 우리 헌산중학교를 사랑한다. 우리학교를 사랑하는 분들의 은혜에 보은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우리 학교 주인공들이 참 나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리라.

정명선 교무 <헌산중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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