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은 기 교도

삶이란? 인생은? 행복은? 꿈 희망 사랑 등 일반 사람들이 떠올리고 상념에 젖어보기도 하는 단어들과 씨름도 해보고 또 이것이다 하고 단정도 해 보면서 살아오던 중 연원인 강진광 교도님이 나의 코를 꿰어 할 수 없이 입교를 했습니다.

한번이라도 발버둥 쳐봄직도 한데 신기하게도 시키는 데로 따라 갔지요. 지금 생각 해 보면 천만 다행이다 싶어요. ‘사람 몸 받기 어렵고 법 만나기 힘들다’고 했는데 지금 양손에 다 쥐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스승님 선진님 또 항상 벗이 되어 북돋아주는 도반들이 있기에 언제나 마음은 따뜻한 봄입니다

입교 후 여섯 달이 지나 삼동원에서 훈련을 받으며 정말 기가 막히게 잘난 나 은기를 대면하고 설레임으로 가슴 떨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후에 다시 찾아 도란도란 정겹게 이야기 나누던 은기는 행복하였지요.

작년 여름엔 수계농원에서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자신을 자랑하는 파란 도반들, 정말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건성으로 하던 마음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하고 그 뒤로 일기를 쓰고 교무님께 문답감정 받고 또 수요일 야회 때마다 도반들과 문답감정 받고 해 보니 가끔씩 경계를 보지만… 분별성과 주착심의 그늘에서 헤매입니다.

엊그제 교당 부회장댁으로 승합차로 운전을 하던 중에 아파트 앞에서 좌회전 받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신호가 바뀌어 앞차의 출발을 기다리는데 뒷 차에서 경음기를 울리며 “야! 가자!” 한다. 아는 사람인가? 하고 뒤를 보니 모르는 차다. 순간 “야! 임마! 앞차가 가야지!” 그리고 “저게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차에서 내리려 하는데 앞차가 출발한다.

속으로는 내려서 야! 임마! 하고 멱살이라도 잡을 걸 참고(내 차가 시야를 가리어 못 볼 수도 있으니 그러겠지) 좌회전을 하는데 저 부처님은 내 차를 앞지르려 추월한다.

어허! 되게 급한 게지! 반대 차선에서 차가 오니 더 갈 수가 없으니 다시 내 앞으로 끼어 든다. 급기야 내가 급 제동을 하니 나도 모르게 욱! 하고 치민다. 나도 계속 뒤쫓아 따라가니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간다(그렇게 바쁜 것도 아닌 것 같다).

차를 세우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평소 운전 중에 다른 운전자들에게 나의 분별과 주착심으로 시비를 하고 나 또한 다른 운전자들에게 내가 옳다는 것을 강요하고 요구한 내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나도 다른 운전자에게 알게 모르게 피해를 준 것이 오늘 되돌려 받는 것으로 마음을 돌리니 부끄럽고 창피한 내가 보인다.

마음은 대포무외(?包無?) 하고 세입무내(細入無內) 하니 놓지 않고 연마하면 멀지않아 마음에 자유를 얻는다 했으니 해찰 하지 않고 공부하면 다른 도반처럼 진급하리라 믿는다.

지금의 나를 감싸고 북돋아 주는 사은님 은혜에 보답하는 은기가 되도록 서원하며 두 손 모아 합장합니다.

<부산교구 사상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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