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천경 교무
지난 주말은 ‘탄핵무효’와 ‘민주수호’를 외치는 시민들의 촛불이 우리나라 곳곳에서 타올랐다. 서울 광화문을 비롯해 부산·광주·대구·대전 등에서 40여만명이 참여해 장관을 이뤘다.

이렇게 대다수 국민들이 손에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봇물 터지듯이 나오는 것은 뚜렷한 명분없이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킨 193명의 야당 국회의원들에게 ‘탄핵무효’를 선언하며,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기 위해서라고 한다.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의사도 반영하지 않고 다수의 횡포로 의회 쿠데타를 일으킨 대통령 탄핵은 그 사유가 선거법 위반과 권력형 부정부패, 국민경제와 국정 파탄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자기들의 당리당략을 위한 속셈이 더 많아 보인다.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안을 처리하는 날, 표결에 항의하며 의장석 앞에 눈물을 흘리며 죽 돌아서 있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박관용 국회의장은 두 번씩이나 “자업자득”이란 표현을 썼다.

물론, 탄핵안을 의결한 국회의장을 비롯한 야당 국회의원들이 생각하기에는 노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자업자득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70% 이상의 대다수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대통령 탄핵에 대해 주권을 가진 국민에게 한마디 의사도 묻지 않고 자기들 마음대로 표를 남용하고 어찌 감히 자업자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번 대통령 탄핵소추의 결과, 평소 언행이 신중치 못한 노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고 헌법재판소의 결과를 기다리는 씁쓸한 자업자득의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을 통해 스스로 조직의 갈등을 무마하고 총선에 반사이익을 챙겨보겠다고 착각한 야당은 국민들에게 탄핵역풍을 받아 급격한 지지도 하락과 더불어 쉴 새 없는 내분에 휩싸여 엄청난 자업자득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다가오는 4월 15일이 국회의원 선거날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이 정치인들을 잘못 뽑은 결과 탄핵정국까지 몰고 왔다. 이것도 우리 국민 모두의 자업자득이다. 이제는 이런 자업자득을 다시 되풀이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우리들이 갖고 있는 소중한 한 표를 확실히 투표로써 보여주어 국민을 어리석다고 여기고 작은 권리를 남용하는 자들을 소중한 한 표로 심판하여 이 나라가 도덕의 부모국, 정신의 지도국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합력하자.

<교무·사회복지법인삼동회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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